'시계제로'제주경제, 사방이 난리다
'시계제로'제주경제, 사방이 난리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8.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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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경제가 사방(四方)이 난리다. 한마디로 ‘시계(視界) 제로’다. 한·일 무역 분쟁 속에 미·중 간의 환율 전쟁도 터졌다. 실업률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실업률(3.9%)이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여 년 전 IMF 외환위기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그제 제주관광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정부와 제주도 등에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여파와 숙박업 공급 과잉 등으로 이미 ‘반 죽음’ 상태인데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등으로 엎친데 덮친 격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는 기자회견을 갖고 “사드 사태로 촉발된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비롯해 숙박시설 공급 과잉에 따른 경영악화, 최근 일본 경제보복 조치 등으로 제주 관광업계가 파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사실 관광업계의 상황은 심각하다. 관광호텔이 줄줄이 휴업을 하더니 최근엔 제주시 도심권의 유명 호텔들마저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관광지와 전세버스, 관광요식업 등의 업계도 질식 상태다.
이런 판에 한·일 무역분쟁 여파로 제주~일본 직항 항공노선이 내달부터 운휴·감축 운항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표정들이다.
관광업계는 항공사에 제주~일본 직항 항공노선의 ‘감축 자제 요구’ 및 위기대응 방안 중 하나로 우선 제2공항의 조속한 건설을 정부에 요구했다.
현재 제주국제공항은 극한의 포화상태에 이르러 항공기 확대 투입이 불가능한 상태에 직면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는 관광만이 아니다.
관광과 함께 제주경제의 양축이라는 건설도 밑바닥이다. 한국은행제주본부가 그제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실물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도내 건설 수주액은 5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1.4% 감소했다. 거의 반토막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자영업자들의 가게는 ‘좀비’가 됐고 농민들은 마늘, 양파 등 채소 가격 하락으로 출하를 못하고 있다.
사방이 난리가 났다고 아우성이다. 지역경제 전반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지금 정부와 제주도가 해야 할 일은 이 위기를 타개할 실효성 있고 설득력 있는 대처방안을 내놓는 것이다. 규제를 찔끔 풀고 과거 대책을 재탕하는 식으로는 어림도 없다.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파격적인 정책 전환 없이는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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