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유도시 제주 어디로...
국제자유도시 제주 어디로...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19.08.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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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개발을 논하는 과정에서 흔히 접하는 단어 중 하나가 ‘윈윈전략’이다. 이 말은 원래 군사 용어에서 출발했다. 두 지역에서 일어난 전쟁을 동시에 승리로 이끈다는 미국의 군사전략 용어다. 이른바 ‘윈 홀드 윈(WIN HOLD WIN) 전략’으로 불린다. 두 지역에서 동시에 전쟁이 발발했을 때 우선 한 곳에서 승리를 이룬 뒤, 나머지 한 곳에서는 보다 적은 병력을 파견해 적의 발을 묶어 나중에 승리한다는 전략이다.

이 용어는 진화를 거듭해 현재엔 회담이나 특정한 사업을 진행 할 때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한다’는 의미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그동안 제주에서 진행된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지역의 이익과 개발에 뛰어든 자본의 이익 사이에 조화를 찾으려는 정책이 이어졌다. 지방정부는 이를 사업 인·허가의 구실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는 이런저런 제도를 만들어 개발사업자에 ‘특혜’를 내줬다. 대신 개발업자에게는 환경훼손의 최소화와 지역주민들이 적정수준 고용 등 지역이익의 보장을 제시했다.

지역과 개발업자 모두 승리하는 ‘윈윈정책’을 내걸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웃는 측은 개발업자다. 그 상대가 됐던 제주는 지금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린다.

#3차 국제자유도시계획 시작

제주도가 향후 제주미래 10년을 이끌어 나갈 제주국제자유도시 제3차 종합계획수립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원희룡 제주도 지사는 최근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내부토론을 주재한 자리에서 “체감이나 공감도가 낮은 부분을 점검해 도민 참여형 계획이 돼야 한다”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제 2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은 2021년 끝난다.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은 국제자유도시 비전과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계획이자 법정계획이다.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미래 청사진을 담아내는 최고의 계획이다.

2003년 제1차 종합계획이 수립된 이후 제주경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지만 제주엔 이보다 더한 생채기가 생겨났다. 기본적으로 내부 자본이 취약한 결과다.

대표적인 게 제주가치의 훼손이다. 제주의 청정자연환경이 곳곳에서 파헤쳐졌다. 교통난과 쓰레기 문제까지 제주를 뒤덮었다. 그래서 이들 감당해야 하는 제주는 지금 버겁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행정체제 개편까지 이뤄졌지만, 제주라는 큰 틀을 떠받치고 있는 구성원들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 진다.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제대로 가는가 하는 의문이 당연히 나온다.

#친환경·도민이 중심 돼야

처음으로 돌아가 2002년 출범한 제주국제자유도시는 대한민국 정부와 제주도가 함께 그린 당시 제주의 미래였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제주지역을 사람, 상품, 자본 그리고 정보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경제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세계화 첨병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대규모 투자유치와 개방화를 통해 제주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지역발전전략이다.

이는 당시의 시대상황과 맞아 떨어져 외부자본 유치와 양적성장을 중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성과’를 중시한 국제자유도시 추진으로 인한 환경 훼손, 유입인구 증가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들은 과소평가됐다.

이번 제3차 국제자유도종합계획은 지난 문제들을 바로잡아 보완하는 계획이 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사회를 구성하고 지탱하는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끌어 올리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존재가치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과거의 잘못을 바꾸지 않고 내일을 계획한다면 누가 믿을지.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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