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독립유공자 발굴…응당 해야 할 일"
"제주 독립유공자 발굴…응당 해야 할 일"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8.14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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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제74주년 광복절]
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 추천위원회 소기 성과
애월서 독립운동 힘쓴 김홍규 선생 공적조서 작성 발판
이용중 위원장 "유족 발굴 위한 지역위원회 구성 추진"
14일 이용중 제주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 추천 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 발굴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용기 기자.
14일 이용중 제주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 추천 위원회 운영위원장이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 발굴 자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용기 기자.

“제주 출신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것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일이죠.”

이곳 제주섬에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야학을 열고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식민지 침탈 등을 알리는 연설회까지 도왔던 비운의 독립운동가가 있다.

그의 이름은 김홍규 선생.

1934년 8월 고(故) 배창아 선생과 함께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서 야학을 여는 등 독립을 위해 힘썼다.

그런데 독립 후 4·3이라는 광풍을 맞으며 가족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고 김홍규 선생 역시 1940년대 후반 이후 행방불명됐다.

이 때문에 독립을 위해 헌신한 그의 노력도 70년 넘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김홍규 선생의 독립을 위해 몸 바쳤던 노력에 희망이 빛이 들고 있다.

제주지역 1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 추천위원회’(이하 서훈추천위)가 의미 있는 결실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제주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 추천 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모습.
지난 4월 제주항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서훈 추천 위원회 발족 기자회견 모습.

지난 4월 공식 출범한 서훈추천위의 회원들은 김홍규 선생의 가족들을 찾으려 애썼다. 부단한 노력 끝에 그의 조카와 연락이 닿았고 서훈 추천을 위한 공적조서 작성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용중 서훈추천위 운영위원장(62)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제주에 서훈 추천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가 3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무엇보다 유족을 찾는 게 우선인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이용중 위원장은 “국가기록원 등 공식 기록을 보면 김홍규 선생은 목포에서 옥살이를 한 기록이 있다”며 “다행히 김 선생의 조카와 연락이 닿아 독립운동가를 발굴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고 강조했다.

조카 김남진씨는 “너무 어렸을 때 일이라 이제 삼촌의 사진이나 기록 등을 다른 가족, 이웃 등을 통해 찾아야 한다”며 “늦었지만 독립운동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서훈추천위원회는 유족을 찾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한 지역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다음 달 중 조천읍·대정읍·추자도지역에서 서훈추천위원회 구성이 완료된다.

이 위원장은 “지역설명회도 모두 마쳤다. 당시 이장, 마을주민들이 미서훈 독립운동가 명단에 적힌 이름을 보고 쉽게 누군지를 떠올렸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힘을 모은다면 제주 독립운동가의 고귀한 희생이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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