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발전과 수월성 교육
국가 발전과 수월성 교육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8.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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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준 전 서울시교육청 초대공보관·논설위원

‘자사고’(자율형사립고) 폐지 문제로 시끄럽다. ​‘자사고 폐지’를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자사고는 42곳(서울 22곳)인데 34곳은 올해, 나머지 18곳은 내년부터 존치 여부를 평가받는다.
자사고 폐지는 일반고(인문계)로 다시 돌아간다는 정책(고교평준화)이다.
2002년 자사고로 지정된 전북 상산고의 자사고 폐지 여부를 두고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일반고로 전환되는 학교의 동문회와 학부모들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한국교총은 자사고의 존속을 찬성하나 고교 서열화에 비판적인 전교조는 반대다.
자사고의 문제점을 들어본다.
예시하면 자사고는 입시기관으로 전락했다. 귀족학교다. 공교육 황폐화의 주범이다. 그래서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자사고는 전국 일반고 (1527곳)의 겨우 3%도 안 된다. 소수 학교에서 수월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외고 30곳, 국제고 6곳이 있다.
필자는 자사고, 외고, 국제학교 등을 두고 비난하거나 두둔할 입장은 아니다. 이 기회에 고교평준화 시책의 장·단점을 제시, 자사고의 탄생 배경과 수월성교육의 필연성을  강조하는 정도다.
‘고교평준화’는 지역별로 전체 학생의 전산처리를 거쳐 주소지 지역 학군의 일반계고교( 인문계)에 배정하는 제도다. 1974년부터 시행했다. 학교 간 학력차를 줄이고 인구의 도시집중 등을 억제하고 명문고로 집중되는 입시경쟁의 과열과 그로 인한 중학생들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데 주안을 뒀다.
장점은 고교 입시를 위한 과열 경쟁 해소, 평균 학력의 증가, 재수생 감소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고교 교육의 하향 평준화, 교육의 질적 저하, 우수학생들의 학습의욕 상실 등이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의 사례를 본다. 서울시교육감은 연중 큰 과업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교연합고사이고 또 하나는 2월초 일반계 고교 배정이다. 중3 학생들을 서울시내 220여 개 인문고교에 잘 배정하는 업무가 1순위다. 시내 80여 공고, 상고, 전산 등 실업계고교는 학교단위로 미리 뽑는다. 인문계는 후기에 해당한다. 배정 담당부서는 수개월 전부터 전산처리 자료를 정리한다.
고교배정 기준을 보자 연합고사 성적, 주소 등 여러 항목이 있다.
2월초 중3 학생들에게 고교배정통지서를 교부한다. 기쁨과 한숨소리가 나온다. 집 근처의 희망 고교에 배정된 학생은 기뻐하나 먼 곳으로 배정받은 학생은 불만이다. 학군 내 학교의 학생수(고1)를 고려하고 특히 연합고사 성적을 학교별로 고루 배정한 결과다.
쉽게 설명하면 한 학급에는 성적 우수학생과 하위성적 학생이 분포된다. 교과 담당은 어느 수준에 맞게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늘 고민한다. 우수학생들은 학습의욕이 떨어진다. 교육의 질적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우열반 편성 문제가 나왔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반대한다. “왜 열반에가서 공부해야 하나?”
고교 평준화 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02년에 자사고를 시범 운영한 후 2009년에 40여 곳으로 확대했다.
이제 10년 된 교육제도다. 자사고는 설립목적에 따라 특성화 교육을 하도록 자율성을 줌으로써 학사운영을 다양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월성 교육은 학생 수준에 따라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해 학력과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교육이다.
국가마다 자국의 국가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교육의 평준화’냐 ‘수월성 교육’이냐를 두고 고민한다.
자사고나 외고는 일반계고교에 비해 좋은 대학에 많이 들어간다. 위화감이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념적으로만 따질 일이 아니다. 우리가 중진국으로 도약한 원동력은 인재양성에 중점을 둔 덕분이다.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우수한 학생을 발굴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자.
국가 발전을 위해 중지를 모아 수월성 교육은 장려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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