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과 함께하는 도시재생 거버넌스
예술인과 함께하는 도시재생 거버넌스
  • 제주일보
  • 승인 2019.08.1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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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심 서울 구정연구원·논설위원

이른 아침, 동네 어른들이 손에 삽과 호미를 들고 폭낭(팽나무) 아래로 모여 한두 시간 정리하고 나면 마을이 깨끗해졌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는 수눌음을 통해 온 마을 초가지붕을 슬레이트로 바꿔나갔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도시재생의 주민자치 거버넌스의 시작이다.
지난 6월 27일과 28일 이틀 간 마포구 문화 비축기지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활동과 운영 거버넌스로 도시의 삶을 바꾼 사례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Big Medium이라는 예술 활동은 예술가이면서 감독인 Shea Little이 약 2314㎡(700평) 정도 되는 창고 건물을 임대해 2013년 11월에 처음 예술인의 스튜디오에 임시 갤러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스튜디오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스튜디오 투어’는 처음 28개 투어 장소로 시작해 지금은 600곳으로 늘어났고 5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처음엔 쉐(Shea) 혼자 운영하던 단체가 지금은 6명의 상주직원과 100만 달러(우리 돈 약 12억원)의 연간 예산에 6명의 위원회가 조직돼 있다.
지금은 매년 1000명 이상의 예술가들이 모여 수십만 개에 달하는 예술작품을 공유하고 150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진행된다.
그리고 Big Medium의 운영은 예술가들을 상하 구분 없이 받아들이고 예술가들의 과반수 이상 동의할 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협업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Big Medium은 ‘스튜디오 투어’ 이후 2018년도에는 ‘Creative Standard’라는 예술가들의 연합체인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예술가들에 대한 불합리한 모순들을 개척하면서 서로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2009년에는 비엔날레까지 연계하게 된다.
지금은 텍사스 중심에서 변방에 이르기까지 전시, 프로젝트 콘퍼런스 등을 동일한 포맷으로 진행하면서 관련 서적을 발간하고 교육자들이 만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동부 오스틴 ‘스튜디오 투어’에서 서부 오스틴 ‘스튜디오 투어’를 시작하였고 2017년부터는 티토스 상(Tito's Prize)을 예술가에게 수여해 용기와 재정을 지원한다.
그리고 예술가들의 작품을 서로 교환하는 아트 스웹(Art Swap), 라인 레지던스(Line Residence)는 미국 주요 도시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호텔이 예술가들에게 6주간 머물 수 있는 하우징 프로그램으로 호텔에서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제주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고 도립미술관과 저지리 현대미술관에서는 많은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많은 미술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제주 비엔날레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술인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관광객과 도·시민들과의 어떤 네트워크를 통해 교류할 것인지 연구해 나간다면 텍사스의 오스틴의 Big Medium과 같이 예술로서 밝고 활기찬 도시로 바꿀 수 있으리라 믿는다.
도민들이 행정기관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수혜자에서 그치지 않고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참가자로 거듭나고, 행정기관에서는 주민 단체에서 기획한 것을 잘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며 도시재생 거버넌스의 시작일 것이다.
제주에는 예술작품을 필요로 하는 호텔들과 여행을 통해 호텔과 인연을 맺는 경우도 많다. 이런 호텔의 레지던스를 통해 예술로 관광객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컬춰노믹스(Culturenomics ) 차원에서 관광객을 원도심 활성화와 연계할 수 있는 제주 비엔날레 콘텐츠 기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제안해본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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