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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주가 쓰레기 섬이 되고 있다니?
아름다운 제주가 쓰레기 섬이 되고 있다니?
  • 제주일보
  • 승인 2019.08.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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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철 자연사랑미술관 관장

세계자연유산, 세계생물권보존지역, 세계지질공원인 보물섬 제주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니 이게 웬 말인가.

청정 제주라는 말이 무색하게 제주 섬 곳곳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음은 여론이 아니라 사실이다. 바닷가나 계곡, 그리고 산속 심지어는 여느 도로변에서든 함부로 버린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 게 제주 섬의 현실이다.

특히 주요 관광지 일대 해안가는 눈 뜨고 보기 어려울 만큼 각종 쓰레기가 넘쳐난다. 그런데 누구 하나 치우려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음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인과 함께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해안가를 찾았다. 아침 일찍이라서 몇몇 관광객과 운동을 나온 현지 주민들이 해안을 돌아보고 있었는데 주위에는 엄청나게 많은 쓰레기가 쌓여 악취까지 풍기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해안가에 늘어진 쓰레기들을 살펴보니 음료수 페트병들과 스티로폼, 어선에서 버린 폐어구 등이 대부분이었다. 자동차 타이어와 신발, 옷 등 별별 쓰레기가 다 보였고 생활 쓰레기도 많았다.

성인 두 사람이 마대를 들고 쓰레기를 줍기 시작해 5분도 안 됐는데 포대 두 개가 가득 찼을 정도이니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있었는가를 알 수 있었다.

해안에 버려진 쓰레기는 누가 치워야 하는가. 그 누구도 치우는 사람은 없었다. 현장을 본 사람들은 이곳 주민들이 치워야 할 것 아니냐고 하지만 치워도 치워도 파도에 밀려오는 쓰레기를 현지 주민들이 다 치울 수는 없는 일이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느냐는 불평도 많다. 그런데 이런 쓰레기들은 누가 버리는 것일까. 해안가에 흘러 다니는 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어선과 주민들이 버린 것이라고 한다. 바다는 인류 생명의 터전이거늘 어떻게 자기들 터전에 쓰레기를 마구 버릴 수 있을까.

끊임없이 파도에 밀려오는 각종 쓰레기 문제는 제주도만이 아니고 전 세계적 문제로 나라마다 골치를 앓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해안마을 주민들,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만 애를 먹고 있는 현실이다.

해안 쓰레기는 파도에 밀려오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계곡에서 흘러들어오는 것도 많다고 한다. 여기에 관광객이나 일부 몰지각한 주민이 길가에 버린 쓰레기들은 길거리를 더럽히고 있어 골치를 앓고 있다. 많은 예산을 들여 동네며 관광지마다 클린하우스를 마련했지만, 거기까지 가져가기 힘들어 그런지 차에다 싣고 가 길거리에 버리는 심보는 또 뭔지 알 수가 없다.

제주도에는 관광객들이 버리는 쓰레기도 상당하다는 보도다. 특히 해수욕장과 섬 지역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아무 데나 쓰레기를 마구 버려 아름다운 섬을 더럽히고 있다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표선면 가시리 록산로는 우리나라 아름다운 도로 100곳 중 하나다. 목장을 가로질러 길게 뻗은 길은 관광객들에겐 환상의 코스로 꼽힌다. 이 도로에 누가 가져다 버리는지 쓰레기가 사방에 널려 아름다운 도로를 더럽히고 있다. 특히 새벽에 가 보면 곳곳에 크고 작은 쓰레기 봉지가 널려있는 것으로 볼 때 차를 타고 가면서 버리는 것이다.

언제가 새벽에 이 길을 달리다 보니 몰래 버린 커다란 쓰레기 봉지 몇 개가 길 한 편에 버려져 까마귀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내용물을 보니 여행 다니며 사용했던 휴지, 과자봉지, 과일 껍질, 음식물 찌꺼기들인 것으로 보아 관광객들이 버린 것 같았다.

돌아올 때 보니 한 아주머니가 사방에 나뒹구는 쓰레기들을 전부 모아 봉지에 담고 돌로 눌러놓고 있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지저분한 쓰레기를 주워 더 날리지 못하게 하는 아주머니 모습에서 앞서 분개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사그라지는 것 같았다.

길거리 풀을 베어내는 운전사들은 이렇게 말한다. “도로변 풀베기가 겁이 난다. 풀을 베어내면 각종 쓰레기 봉지가 찢어지며 쓰레기가 날려 도로를 더럽히기 때문에 부끄럽다.”

아름다운 도로에 왜 이런 짓을 하는지 한심스럽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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