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교직생활 끝내고 거리 음악사 변신 행복"
"30년 교직생활 끝내고 거리 음악사 변신 행복"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8.1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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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제주로 돌아와 관광지 등서 버스킹 공연 김태균씨...제2의 인생 즐기는 신노년 욜로족 화제
버스킹 공연 김태균씨.

“30년 넘게 잡았던 교편을 내려놓고 그리워하던 고향 제주로 돌아와 좋아하는 음악 마음껏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젊은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자신의 가치있는 삶과 꿈을 실현하고 현재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제2의 인생’을 그려나가는 ‘신노년 욜로족’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한라수목원 인근의 한 숲속 공연장에서 만난 김태균(63)씨는 무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며 야외 버스킹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1년 전까지 그는 청주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체육 교사였지만 지금은 제주의 숲과 바다 곁에서 기타 치고 노래하는 거리의 음악가다.

그는 “유년시절부터 대학생 때까지 제주에서 지내다 충북에서 교편을 잡게 되면서 타지 생활을 30년 넘게 했어요. 원래 나고 자란 곳은 용담 인근의 ‘버랭이각’, 지금은 동한두기라 불리는 곳입니다. 고향도 친구들도 많이 그리워 언젠간 제주로 돌아가겠단 꿈을 늘 품고 살았어요”라며 “그렇기 때문에 올해 2월에 퇴직하고 한 달 만에 아내와 함께 제주로 내려와 터를 잡게 됐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일주일에 세 번, 많으면 네다섯 번씩 한라수목원과 탐라문화광장, 어영해안 등지를 찾아 버스킹 공연을 한다. 이날도 7080세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가요가 김씨의 묵직한 목소리를 타고 한라수목원 근처에 울려퍼지자 관객들의 발길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젊은 시절부터 남달랐다.

그는 “젊을 때부터 음악을 워낙 좋아해 늘 가까이했어요. 대학시절에는 제주에서 처음으로 열렸던 대학가요제 예선에 나가기도 했으니까요”라며 “버스킹은 교사 재직 시절에 집 인근 공원에서 처음 시작해 벌써 5~6년은 됐어요. 제주에 와서 더 집중해서 하고 있죠. 노래를 듣는 이들이 함께 호응하고, 공감하고 위로를 얻으시는 게 느껴질 때 더 없는 행복감을 얻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씨가 제주에서 노래하며 지내게 된 데에는 아내 이근주씨의 지지가 든든한 발판이 됐다. 이날은 부부가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내 이씨는 “퇴직 후 제주로 돌아오는 것도, 음악 공연을 하는 것도 남편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이란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지지해줬어요. 노래하면서 즐거워하는 남편 모습을 보면 저도 행복감을 많이 느낍니다”라고 전했다.

뉴제주일보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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