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에 대한 시선도 따뜻해졌으면
노숙인들에 대한 시선도 따뜻해졌으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8.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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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의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공식적인 노숙인으로 일정한 주거 없이 생활하는 ‘거리 노숙인’에서부터 노숙인 시설을 이용하는 ‘시설 노숙인’, 주거로서 적절성이 낮은 ‘쪽방에서 생활하는 노숙인’까지를 모두 노숙인의 범주로 본다.
노숙인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지 20년이 지났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노숙인 문제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노숙이 ‘만성화’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파악하고 있는 도내 노숙인은 202명이다. 이 중 노숙인 시설 입소자는 143명이지만 나머지 59명은 월세방, 여관, 병원 등을 전전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도내 노숙인 공식 통계라고 하지만 사실은 이 보다는 더 많을 것이다.
제주도는 월세방 등을 전전하는 노숙 우려자 59명 중 현재 거리로 내몰린 노숙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통계 역시 믿을 만하지 않다.
실제로 요즘 아침 일찍 제주시 신산공원 등을 산책해보면 이 곳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쓰고 있는 물품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칠성로 등 제주시 원도심 지역 곳곳에서도 노숙인들이 보인다.
제주도가 혹서기를 맞아 노숙인 발생 우려 지역인 탐라문화광장, 탑동공원, 종합운동장 등에서의 현장점검을 추진하고 있다니 잘 파악해보기 바란다.
물론 거리 노숙인을 발견하더라도 시설에 강제 입소시킬 수는 없어 무더운 혹서기 노숙인 보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노숙인 중 일부는 알코올 중독자이거나 거동이 불편한 경우도 있어 폭염으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노숙인 문제를 개인의 의지 부족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노숙인도 인간의 기본적 삶을 살 권리가 있어 사회복지를 통해서 가능한 한 빨리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차제에 노숙인들을 위해 보다 면밀한 대책이 세워졌으면 한다. 무료급식소 운영은 물론이고 이들이 더위를 피해 언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피시설이 마련돼야 하겠다. 시설 입소를 유도하고 각종 질병에 걸린 환자들은 상담과 진료 방안도 필요하다.
노숙인들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시선도 좀 더 따뜻해졌으면 한다. 예기치 않게 일자리를 잃고 친구를 위해 보증을 섰다가 사기를 당하는 등 갖가지 사연으로 길거리에서 배회하고 있는 노숙인들이 많다.
식사를 대접하고 신발을 사주지는 못 할망정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이들에게 차가운 시선만은 보내지 말았으면 좋겠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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