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NO)'에는 미래가 없다
'노(NO)'에는 미래가 없다
  • 부영주 주필·부사장
  • 승인 2019.08.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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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맞는다.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서 광복(光復)의 의미가 더욱 크다.
흔히 ‘광복’이란 “빛(光)을 회복한다(復)”는 의미로 이해하는 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광복에서 광(光)이란 존중의 뜻을 담는 글자로서, ‘영예롭게’라는 뜻을 부여하는 부사적 기능을 한다.
따라서 광복이란 영예롭게 (무엇인가를) 회복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광복구경(光復舊京)이라는 말은 “옛 서울을 회복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회복의 대상이 되는 것은 ‘구경(옛 서울)’이지 ‘빛’이 아니다. ‘광’은 ‘회복하다’는 동사를 수식할 뿐이다.
도내 곳곳 관광지에 중국 관광객들을 위해 ‘환영광림(歡迎光臨)’이란 간판이 걸려 있는데, 이 ‘광’ 역시 광복에서 ‘광’의 의미와 같다.
즉 ‘환영광림’이란 ‘빛’을 환영한다는 뜻이 아니라, (여기에) 오신 것을 영예롭게 환영한다는 뜻이다.

▲광복의 어의(語義)를 되새기며 과거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생각해 본다.
광복이란 말은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이다.
그런데 우리의 광복이란 무엇을 회복해야 한다는 말일까.
선열(先烈)들은 일제에 빼앗겼던 국가를 회복하고 역사에서 사라진 ‘조선’이란 나라를 복원하기를 바랐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2차 세계대전 후 우리가 광복을 맞았을 때 세계는 새로운 구도로 재편됐다.
그리고 74년이다. 다시 미·중이 패권을 다투고 러, 일 등 열강이 동아시아를 놓고 싸우는 형국이 됐다.
우리의 광복을 위해서는 열강(列强)의 틈바구니에서 숨통이 막혔던 역사를 뒤로하고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치욕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밝힌 뒤 34일 만에 첫 수출허가를 내줬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맞대응을 일단 보류했다.
양국이 일단 공세를 중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상황을 냉정하게 점검하면서 갈등을 조정해야 한다.
한·일 양국의 싸움에 웃고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를 생각해보면 해답은 자명해진다.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찾고 공존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다.
한·일은 좋든 싫든 이웃나라다. 참을 건 참자.
그리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되는 이 해에 나라의 ‘진정한 광복’을 이뤄냈으면 좋겠다.
항일(抗日)이나 극일(克日)이 아니라 쇄국으로 패망했던 조선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고 우리가 모든 이웃과 손을 잡고 세계로 나갔으면 한다. ‘제주국제자유도시’의 꿈도 거기에 있다.

▲우리 국민이 ‘노 재팬(No Japan)’하고 일본 국민은 ‘노 코리아(No Korea)’를 하는 식의 ‘노(No)’에는 미래가 없다.
‘예스 재팬(Yes Japan)’, ’예스 코리아(Yes Korea)’로 가자.
그러기 위해서 올해 8·15 광복절의 대통령 축사에는 나라의 번영을 위해, 우리의 국가 이익을 위해 미래로 가기 위한 메시지가 담겼으면 좋겠다.
냉정한 이성에 입각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메시지, 그리고 국민을 모두 통합하는 포용적 메시지가 담기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국민 모두가 합심해 이 나라의 ‘진정한 광복’을 이뤄낼 수 있다.
대통령이 그래야 하고 당파를 떠나 모든 여·야 정치인이 그래야 한다. 또 우리 국민 모두가 그래야 한다.
우리가 지금 마땅히 도모해야 할 일은 바로 광복이다.(所當謨者光復也)
그건 과거가 아니라 바로 미래다.

부영주 주필·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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