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줄줄새는 수돗물...전국 최고
아직도 줄줄새는 수돗물...전국 최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3.13 14: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제주지역 수돗물의 누수율이 수년간 허위로 작성된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었었다. 그 후에도 제주지역 누수율은 아직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높은 정도가 아니라 전국 평균의 무려 네 배를 넘는 수치여서 제주지역 수돗물에 대한 전반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제주의 물은 섬이라는 제한적 지리적 특수상 생명수와 같은 것이다. 어느 순간 제주의 지하수가 고갈의 위험에 놓이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

현재 제주지역 상수도 보급률은 100%로서 연간 1억4816만㎥의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그 중에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유수량은 6396만㎥로서 유수율이 43.2%에 그쳐 전국평균 83.7%를 크게 밑돌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정과 기업에 공급되는 물 가운데 새는 양이다. 물이 새는 수치를 나타내는 제주지역 무효수량은 6516㎥로서, 누수율 43%를 나타내고 있다. 다시 말해 절반 이상의 수돗물이 가정에 도달하기 전에 땅 속으로 새어나가고 있다. 이것도 제주도수자원본부가 지난해 감사위원회 감사에서 허위 유수율 통계가 적발됨으로써 드러난 사실이다. 그동안 높은 유수율을 정부와 도민을 속이면서 쉬쉬하며 감춰왔던 것이다.

당시 제주도수자원본부가 한 말이 가관이었다. 실제 유수율이 44%에 불과한 것을 광역상수도가 출범하던 2008년도에 처음 알았지만, 유수율이 낮게 보고될 경우 정부에서 지원되는 노후관 교체 사업에 대한 국비지원을 못 받게 될 것 같아서 정확한 통계자료를 발표하지 못했다고 했다.

정부의 노후관 교체지원사업이라는 게 유수율이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지원돼야 되나 오히려 유수율이 높은 지역에 편중지원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에 대한 개선이나 시정 의지없이 잘못된 관행을 답습한 제주도는 물론이지만 정부측에도 문제가 많았다. 이전까지 제주지역 유수율과 누수율은 놀랍게도 76.9%, 14.8%였다. 행정의 관료주의를 드러낸 민낯이었다.

따라서 제주도는 잘못된 통계를 바로 잡고 2025년까지 유수율을 전국평균 수준인 83%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려면 3934억원의 예산이 필요해 수도요금과 지방비로 충당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그냥 주저앉아 귀한 제주의 물이 땅속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노후관 교체에 집중투자가 필요하다면 대(對)정부 설득논리와 국비확보에 제주도정의 총력을 모아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물과 돈이 새는 줄 모른다면 그 결과는 나중 우리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물의 소중함을 강조만 할 것이 아니라 새는 물부터 철저히 관리하고 막는 게 급선무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