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유적지 보존·정비 ‘험난’
제주 4·3 유적지 보존·정비 ‘험난’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9.08.0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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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적지 대부분 사유지…정비 사업 위한 토지 매입에 막대한 예산 필요
토지 수용도 사실상 불가능…정비 사업 추진 걸림돌 전망

제주4·3 70주년 이후 관련 유적지를 체계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4·3 유적지 종합관리계획’이 수립되고 있지만 정비 사업 추진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데다 토지 수용에도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난항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4·3 유적지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올 연말까지 ‘4·3 유적지 종합관리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제주도는 종합관리계획 수립을 위해 사업비 4000만원을 들여 제주4·3연구소에 관련 용역을 의뢰했다. 4·3 유적지 종합관리계획은 2005년 ‘4·3 유적지 종합정비 기본계획 수립’ 이후 14년 만에 추진되는 유적지 관리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제주시지역 4·3 유적지 추가 조사를 완료한데 이어 올해 서귀포시지역 유적지를 추가 조사한 후 4·3 유적지 15곳을 주요 유적지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어 신규 지정된 주요 유적지 15곳과 기존 주요 유적지 19곳 중 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15곳을 우선적으로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4·3 유적지 정비 사업을 위한 토지 수용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문제점이 걸림돌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수용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야 하지만, 유적지 보존 사업의 경우 이 법이 규정하는 공익사업 범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4·3 유적지 정비 사업의 경우 법적 근거가 없어 중앙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한 토지 수용 절차 진행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제주도는 4·3 주요 유적지로 지정된 ‘진아영 할머니 삶터’ 보존을 위해 토지 수용을 추진했지만, 국토부는 토지 수용과 관련된 근거가 없다며 제주도의 신청을 보류했다.

국토부는 유적지 정비를 위한 사유지 매입과 관련해 토지 수용권이 남발될 수 있다는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토지 수용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제주도가 4·3 유적지를 보존·정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사유지를 매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주요 유적지 30곳 정비에만 3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국비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4·3 유적지 토지 수용을 위한 논리를 개발해 종합관리계획에 담을 예정”이라며 “4·3 유적지 정비 사업을 위해 국비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중앙 부서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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