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부터 시작이다
5G부터 시작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3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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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호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동국대 영상대학원 부교수

한국 국민인 필자로서 최근 너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 급히 이 글을 쓴다. 어쩌면 한참 뒤늦은 글일 수도 있다.

국민적 공감, 이슈에 왜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5th Generation Mobile Telecommunication) 얘기가 없냐는 것이다.

한국은 과학을 무시하는 나라도 아니고 기술을 얘기하면 못 알아듣는 국민들도 아니다. 오히려 신기술, 신세계에 가장 환호를 보낼 국민 중 둘째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이다. 통신이나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최고의 시험장이 되면서 소비나 생산에 있어 세계 최첨단으로 준비된 국민들이다.

그런데 눈앞에 5G가 있는데 국민적 이슈도, 관심도 이렇게 없다?

5G를 삼성 스마트폰의 속도 개선 기술 정도로만 인식하니 미래 국운이 걸린 중요한 국제경기가 벌어졌는데 우리는 경기 자체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아는 이는 안다. 그러나 1억명이 안 되는 인구구조라 집중하지 않으면 세계를 이길 수 없는 환경에서 국민의 관심사 밖으로 밀려나 있는 기술 경쟁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가 뭘 하고 있는가? 무엇에 정신이 나가 바로 눈 앞의 살 길도 못 보는가?

과거 1980~1990년대 새해마다 벌어졌던 재벌 회장님들의 줄줄이 일본 출장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신년(新年)의 정책, 사회, 기술 등이 총망라된 방송 등을 보면서 그 해 사업을 구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들어 다변화됐다. 이제 더 이상 일본을 따라만 해서는 세계를 리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 총수들은 미래의 사업에 맞춰 세계 곳곳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로 어느덧 몇몇 분야에서는 한국이 최고인 기업들이 생겨났다.

10여 년 전까지는 필자도 일본을 다니며 다음에 한국에서 유행할 게 뭐라는 예측을 쉽게 했었다. 기초과학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첨단만을 쫓는 우리로선 오히려 그들이 너무 느려 보이는 착시 현상을 많이 겪기도 했다. 일본이나 유럽, 미국, 한국을 되새겨보며 중국의 미래를 예측해 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 사이 인터넷과 무선전화를 쓰기에는 세계에서 최고로 적격이 된 나라가 한국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국내 뉴스에서 5G를 접한 건 2가지였다. 하나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이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른 5G에 대한 사업자 선정에 대한 뉴스였다. 두 번째는 삼성 갤럭시 S105G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안 된 채 체면상 일단 개통했다는 것이다.

그 외 인상적인 뉴스 하나는 중국의 화훼이라는 기업을 미국이 탄압(?)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과 중국이 민간회사의 기술을 두고 국가안보까지 따지며 왜 저렇게 신경전을 하나?’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은 상하이에서 중국의 뉴스를 보다가 풀렸다. 뉴스 타이틀이 ‘5G 상용화를 앞두고 글로벌 레이싱이 시작됐다!’였다. 이 싸움에서 최대의 라이벌이 중국과 미국인 것이다. 투자는 미국이 훨씬 많이 했으나 관련 특허나 운용기술은 중국이 앞선 것으로 지표상 나타났다.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표준화 계획에 들어간 5G 기술을 그들은 단순히 통신수단의 기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 전반에 걸친 대혁신의 시작이라고 본다.

5G 기술로 기존 플랫폼 사업이나 VR, AR 기술 등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기업들의 메리트가 떨어지고 5G에 맞춰 새로운 판과 질서가 생겨난다고 예견한다.

드론 등의 로봇 과학이나 AI 등의 기술 진보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인데 이를 어느 나라가 우위에서 운용할 것인가에 대한, 국운을 걸고 벌이는 기술전쟁인 셈이다.

더군다나 아직 미완이긴 하지만 5G가 나온 이상 6G의 출현은 곧 이어질 거라 보기 때문에 그 운영기술 선점에 더 사활을 걸고 있다.

영화에서만 보던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다 되는 그 환상적인 기술의 기초가 깔릴 시점에 우리는 계속 관객으로만 존재할 것인가?

우리가 부디 늦지 않기를 바란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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