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대형마트 ‘침체’ 대기업 면세점은 ‘활짝’
골목상권·대형마트 ‘침체’ 대기업 면세점은 ‘활짝’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7.30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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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과포화로 소형 슈퍼마켓 등 동반 쇠퇴
소량 구매·민간 소비 둔화로 대형마트도 ‘부진’
대기업 계열 면세점은 전년 대비 매출액 급증

끊임없이 늘고 있는 편의점이 제주지역 골목 상권을 재편하면서 유통업 환경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과잉 출점에 따른 경쟁 심화로 소형 슈퍼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 폐점 증가율도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유통업 환경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편의점 수는 2009년 250개에서 2017년 955개로 282% 급증했다.

전국 평균(100)을 기준으로 지역 내 편의점의 상대적 포화 상태를 나타내는 ‘실질포화지수’는 2017년 기준 194.0으로,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중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지역 소형 슈퍼마켓은 1147개에서 792개로 30.9% 감소했다.

또 2017년 대비 지난해 1~8월의 편의점 폐업 증가율은 92%로 전국 평균 40%를 크게 상회하면서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편의점 과포화로 인한 골목상권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같은 업종들이 함께 영업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소량 구매 수요 증가와 온라인 쇼핑 선호, 경기부진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로 도내 대형마트 역시 2003~2017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이 5.1%에 머무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지역 골목상권과 대형마트가 침체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대기업 계열 면세점들은 매출액 상승으로 미소 짓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43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급증했으며, 신라면세점 역시 36% 증가한 272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면세점의 매출액은 1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으며, 제주관광공사(JTO) 면세점 역시 6% 떨어진 13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면세점 쇼핑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대기업 계열 면세점의 매출 성장 폭이 커졌다는 게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분석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도내 면세점 매출이 중국인 관광객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대외 리스크에 취약하므로 외국인 관광객 다변화를 통해 지역 중소형 면세점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편의점 과밀지역을 대상으로 ‘편의점 출점 제한 자율 규약’ 준수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을 상실한 편의점 업주에 대해 업종 전환을 유도하는 등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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