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움의 문화 환경 가꾸기
제주다움의 문화 환경 가꾸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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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실 제주한라대 관광일본과 교수·논설위원

21세기는 문화 환경이 핵심 트렌드가 되는 세기라 할 만큼 지역의 문화적 다양성과 독자성이 세계 무대와 직접 연결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에 정부차원의 ‘제주비전’은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 쉬는 동북아 환경도시’를 지향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미래 100년 세계 중심으로의 비상’을 슬로건으로 생태·환경·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더 큰 제주 비전’의 선언으로 제주의 자연환경과 문화 예술 콘텐츠가 결합된 성장으로 도민의 질 향상과 제주의 가치를 높이는 종합적・장기적 전략으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문화 진흥법을 바탕으로 지역의 문화 정체성 회복을 위한 다각적 노력은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도 지역 문화 발전의 방향 설정은 미비한 상태다. 지역 문화야말로 주민 자치의 기초 단위인 지역성 일상 권역에서 가꿔진 기층문화이며 공간적 개성, 사회공동체의 연계성을 지니는 주민 책임의 자주적인 소산임에도 문화 기반 시설 활용의 비효율성, 지역 문화 인력 절대 부족, 재원의 부족과 때로는 괸당 문화의 선심성 지원의 편중 등이 큰 문제로 작용한다. 또 지역 문화정책이 좀 더 효율적이고 일관된 체계 속에서 수행되지 못하고 절차나 내용상에서 중복성과 고유성의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경우도 외면할 수 없다. 대부분의 문화예산이 문화시설, 문화재 관리, 문화 행정 지원 등에 머물러 지역 주민과 밀접한 문화적 삶과 관련된 예산 분배는 대체로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제주다움의 문화 환경 가꾸기의 시급한 사항으로는 각 지역에서 보유하는 문화 자원과 토대, 문화 인력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현황을 DB(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는 작업이다. 주민들도 문화의 가치가 중심되는 문화 복지와 예술 진흥의 가치를 인식하고 문화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디까지나 문화의 역동성은 생산자와 중개자 그리고 수혜자 간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관계에서 형성됨을 자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제주도가 ‘섬’이라는 지역성으로 생존과 위협 속에 살기 위해, 살아 남기 위해 파생된 노동의 유희가 곧 예술로 귀결됐다. 해녀 삼촌들의 노동요와 해녀 정신은 2016년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가장 모진 삶을 문화예술로 승화시킨 미래가치가 큰 제주 예술 브랜드가 됐다. 거친 파도를 향해 노를 저어 나가는 고기잡이 배의 안전을 위한 기도, 때론 파도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잃은 곡성이 소리를 만들었고 인간의 힘으로 방어할 수 없는 천재지변으로 1만8000신의 신화역사를 이뤘다.

JDC는 오는 2022년까지 신화역사공원 내 J지구에 1200억원을 투입해 제주신화・전통과 주민과의 연계성 요소를 갖춰 신화역사 중심의 자연문화형 테마공원인 ‘솟을역사공원’ 조성계획을 지난 19일 발표했다. 그야말로 근대적 사유가 지닌 결함을 치유해 좀 더 인간적인 사회 창출과 신화에 대한 철학적・미술사적・전통문화적으로 접근 가능한 ‘제주다운’ 본모습에 충실한 테마공원이 되지 않을까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뭇 기대를 걸어본다.

그리고 제주다움의 문화환경 가꾸기에서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사항은 바로 제주 4·3을 제주인들의 시각에 맞춰 재조명하고 후세들에게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제주 아픔’의 자화상을 그려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멀티 컬쳐 시대를 맞이한 ‘바깥사람들’과의 공존 속에서 제주 정체성을 갖고 있는 제주문화예술인들의 예술 방향과 가치를 찾아보면서 제주의 이야기와 지역문화를 다각도로 알리는 경쟁력 있는 리모델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행정인들도 관객들의 머릿수만 카운팅 하는 실적주의를 지양해 제주만의 고유 가치를 밖으로 알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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