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등성이 위 작은 ‘포탈라궁’, 내몽고 최대 라마 사원
산등성이 위 작은 ‘포탈라궁’, 내몽고 최대 라마 사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6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부. 바람의 고향, 초원의 나라 몽골
칭기즈칸 사당과 오당소를 찾아(下)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내몽고 최대 라마 사원 오당소. 산 능선을 따라 여러 채의 건물이 늘어서 있다. 오당소는 6채의 대궐과 3기의 능으로 구성돼 작은 포탈라궁이라 불릴 만큼 규모가 크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본 내몽고 최대 라마 사원 오당소. 산 능선을 따라 여러 채의 건물이 늘어서 있다. 오당소는 6채의 대궐과 3기의 능으로 구성돼 작은 포탈라궁이라 불릴 만큼 규모가 크다.

 

오당소를 향하다 만난 한 내몽고 어린이.
오당소를 향하다 만난 한 내몽고 어린이.

몽골 옛 수도 하라호름(Karakorum·카라코룸이라고도 함)에 에르덴조 사원이 있다면 내몽고에는 오당소(五當召)가 있답니다.

오당소는 내몽고 최대 라마 사원이자 중국 3대 라마 사원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오당(五當)’은 내몽고어로 버드나무를 뜻하고 ()’는 절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아마도 버드나무가 우거진 골짜기에 절이 세워졌다고 해 오당소라고 이름을 지었나 봅니다.

경사진 언덕을 내려서자 산 능선을 따라 지어진 사원 건물의 높낮이가 조화롭게 보입니다.

큰 길 앞에 우리나라 사찰로 치면 대웅전인 듯한 큰 건물이 있고 그 뒤쪽으로 조금 올라서니 두 갈래의 골이 만나면서 형성된 언덕의 양쪽 산기슭 평지에 다른 큰 건물이 세워졌습니다.

그 주변으로 크고 작은 부속 건물들을 거느리고 있는데 언덕을 조금 올라서 바라보니 티벳 사원에서 봤던 스님들 거쳐 겸 기도장인 듯한 작은 건물이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아무리 겨울이라고 하지만 사원 내 스님이나 일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너무도 썰렁합니다. ‘그래도 내몽고 최대 라마 사원인데 이럴 수가 있나싶을 만큼 사람 그림자도 볼 수가 없습니다.

하기는 이곳에 올 때 보니 주변에 마을조차 없을 정도이니, 이 계절에 특별한 여행자가 아니고서는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아니면 너무 추워 스님들은 방에서 기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당소는 티벳이나 몽골의 라마 사원처럼 하얀 외벽에 짙은 색상의 기둥과 창틀, 평평한 지붕을 가진 건물들이 모여 있습니다. 내몽고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원이고, 또 완전하게 보존된 사원이라 오래 전부터 티벳불교를 연구하는 불교대학의 역할을 하기도 한답니다.

오당소를 오랫동안 연구했다는 한 내몽고 교수는 오당소는 청()나라 때인 1662~1722년 사이 신축됐고, 1749년 재건됐다고 합니다. 초대 생불이 절을 조성했고 그 뒤에 오늘의 규모로 확장됐으며, 한 때 광각사(廣覺寺)로 불리기도 했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주변이 썰렁하지만 여름철 반대쪽 언덕에 올라 오당소를 바라보면 산이 품어 안은 듯 푸른 숲 사이로 하얀 건물들이 겹겹이 쌓여 장관이라고 합니다.

오당소는 6채의 대궐과 3기의 능으로 구성돼 작은 포탈라궁’(티벳 라싸에 있는 달라이라마의 궁전)이라 불릴 만큼 규모가 큽니다. 방 수는 2500여 칸이고 부지는 20로 온 산이 오당소 사원인 셈입니다.

사원 앞에 있는 거대한 향로에는 향불이 항상 타고 있고, 신도가 많아 최고 번성기에는 1200명의 스님이 절에 상주하기도 했답니다.

겨울철이라 본전을 비롯한 상당수 건물의 문이 닫혀 안을 볼 수 없었습니다. 오당소 본전은 사원의 가장 앞쪽에 위치한 소고심독궁(蘇古沁獨宮)인데 대규모 집회 때 전체 스님들이 모여 경을 읽는 곳으로 내부가 화려하답니다. 또 건물 기둥은 모두 용무늬 원단으로 감싸져 있습니다.

사원 건물마다 많은 불상 조각이 공양됐는데 10m 길이에서 손가락 길이까지 크기가 다양하고 금박을 입히거나 은, , , 진흙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불상들은 네팔이나 티벳에서 만들어졌으며 산호나 보석을 박아넣어 모두가 국보급이라고 합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계절을 잘 택해서 올 것을, 어디 들어가 볼 곳이 없을까해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녔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오당소로 가는 길목에 있는 벌판. 거센 바람으로 토사가 날려 황폐화된 모습이다
오당소로 가는 길목에 있는 벌판. 거센 바람으로 토사가 날려 황폐화된 모습이다

오당소 전경을 촬영하기 위해 반대쪽 언덕으로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과연 거대했습니다. 에르덴조 사원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티벳의 사원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 사원에서는 매년 음력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마니법회(嘛呢法會)가 열리는데 이 때 신도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일주일 동안 주야로 마니경을 읽는답니다.

이 법회 행사 때 몽골의 나담 축제와 비슷한 나다무(那達慕) 대회가 열리는데 경마와 씨름, 사격 등 다양한 놀이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생각 같아서는 좀 더 있으면서 문이 열리면 사원 안을 촬영해 보려고 여기저기 다니며 시간을 끌었으나 다른 곳을 가야 한다는 재촉에 아쉬움을 남기고 떠나야 했습니다.

속으로 여름철에 꼭 다시 오겠노라 다짐하고 1년 후 내몽고를 찾았으나 오당소를 방문하지는 못했습니다. 22년 전에 다녀왔으니 지금은 상당히 변했을 것 같습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기자>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