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에게 무사증 입국 후 취업을 알선하겠다고 제주로 유인한 후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것처럼 속여 폭행하고 금품을 강취한 30대 중국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특수강도와 근로기준법 위반,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리모씨(34)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리씨는 일행과 짜고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주 무비자 입국 후 불법 취업’을 홍보해 중국인 A씨를 제주로 유인한 후 불법체류자 단속을 가장해 3만4500위안(한화 573만원)과 3만원 상당 배낭‧가방 각 1개, 2만5000원 상당 지갑 1개를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리씨와 공범들은 제주항 인근에서 형광조끼를 입은 채 손에 경광봉을 들고 실제 불법체류자 단속을 하는 공무원인 것처럼 위장해 A씨에게 미리 준비한 수갑까지 채웠다.

리씨는 또 2016년 10월부터 12월까지 충북 충주 모 공동주택 공사현장에서 중국인 불법체류자 4명을 고용한 후 임금 합계 1586만3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같은 중국인을 취업 알선 명목으로 제주로 유인해 공범들과 함께 폭행, 협박하고 금품을 강취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노모와 두 자녀를 부양하고 있고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