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德)', 원칙과 조화의 결과물
'덕(德)', 원칙과 조화의 결과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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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흠 전 한국방송대 제주지역대학장·논설위원

현재 우리 사회가 지니고 있는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원칙과 균형, 관계와 조화가 크게 손상되거나 파괴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개인과 사회가 세웠던 원칙을 무시하는 ‘내로남불’의 행위를 주저하지 않음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거나 다른 존재와 공존할 수 있는 순리적 관계를 소홀히 해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플라스틱의 재앙 같은 것이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원칙과 관계가 중심되는 ‘덕’을 기반으로 하는 행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사람들은 누구나 ‘덕’을 쌓아야 된다고 말하며 그렇게 하려고 한다.
또 누군가에게 기쁘거나 좋은 일이 생기면 평소에 덕을 많이 쌓아서 그렇게 됐다고 추켜세운다.
‘덕’을 많이 쌓으면 자신과 가족의 인생 그리고 가정에 좋은 일과 유익함이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덕’은 우주를 상징하면서 하늘에 빛나는 일곱 개의 별이 질서 있게 운행하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해, 달, 금성, 목성, 수성, 화성, 토성의 칠요(七曜)가 스스로의 원칙과 조화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임으로써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을 ‘덕’으로 보았던 것이다.
너무 커서 이름을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광대함을 지니고 있으며, 우주의 모든 사물현상이 막히거나 단절되지 않고 소통하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도(道)’를 실천하는 행위 혹은 현장이 바로 ‘덕’인 것이다.
인류에게 ‘덕’은 자신을 향상시키고 사회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 아래 이뤄지는 모든 행위다.
사람은 일생을 사는 동안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인격과 능력을 갖추고자 노력하며 이를 성실히 행하도록 만드는 데에 결정적 구실을 하는 것이 ‘덕’이라고 할 수 있다.
‘덕’은 두 가지 측면을 지니고 있는데 나를 나답게 만드는 개성(個性)을 형성하는 것이 하나고, 나 이외의 다른 존재와 공존할 수 있는 관계를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 다른 하나다.
고유한 특성인 개성을 만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어떤 부당한 힘이 가해지더라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원칙을 만들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원칙을 지키지 못 하면 자신만의 독자성은 여지없이 무너지게 된다.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 일정한 원칙을 지킨다면 성공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데, 그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다.
‘덕은 외롭지 않으니 반드시 이웃이 있다(德不孤 必有隣)’고 한 공자의 말씀이 바로 이것을 지칭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주의 구성요소들이 일정한 질서를 유지하면서 공존하는 이유는 상호 간에 형성된 관계를 존중하면서 무너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삶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날 수 없으며 벗어나서도 안 된다.
관계가 무너지는 순간 사회적 존재로서의 의미가 사라질 것이며 질서를 바탕으로 하는 조화가 깨어질 것은 자명하다.
조화가 깨지면 갈등과 다툼이 표면으로 드러나 혼돈의 상태가 될 것이므로 개인의 삶 또한 커다란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세운 원칙을 지키면서 스스로를 균형 있게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나 이외의 존재들과 순리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공존할 수 있는 조화를 만들어 내는 것 역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덕’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적 삶의 균형을 유지, 향상시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존재와의 공존을 통해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긴다면 인류는 지금보다 더 나은 문명과 문화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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