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도로 난맥상, 꼭 바로잡기를
자전거도로 난맥상, 꼭 바로잡기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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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마니아들에 의하면 제주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도로는 전체 257개 노선에 721.6㎞에 이르고, 이른바 제주환상자전거도로는 제주시내 122㎞를 포함해 도내 일원에 걸쳐 234㎞ 달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청정한 자연 환경과 함께 제주는 ‘자전거 마니아들의 천국’이다.
하지만 실상은 이와 영판 다르다.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보자. 이 법은 1995년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고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제정된 법이다. 당시 자전거 관련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자 또는 자동차 겸용 도로 정도만 적혀 있었다. 그러다 2009년 말 도로 위에 만드는 ‘자전거 전용차로’가 등장하고 이어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 이후 2014년에는 자전거 우선도로라는 생소한 단어도 법에 포함됐다.
문제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내세우는 제주환상 자전거길은 대부분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다. 당연히 보행자와 자전거 접촉사고 위험이 크고 일부 구간은 도로 폭이 좁은 데다 경사‧지형도 자전거 주행에 맞지 않은 곳이 많다.
제주환상자전거길은 제주도가 세계환경수도를 겨냥해 2010년부터 조성에 착수, 2015년 11월 개통했다. 총 357억6000만원(국비·도비 50%)이 투입됐다. 애초 올해까지 613억원을 들여 293㎞로 구축할 예정이었으나 2013년 감사원의 재검토 의견으로 축소됐다. 현재 제주도 일주 환상도로를 따라 총 10곳의 인증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제주환상자전거길 이용자는 무려 3만1416명에 달한다. 도내 각 지점별 인증센터에서 스탬프를 날인한 후 마지막 용두암 관광안내센터에서 완주인증 스티커를 발부 받는 마니아들의 기쁜 얼굴은 바로 자전거 천국의 미래일 것이다.
제주도가 지난 4~19일 제주환상 자전거길에 대한 점검을 끝내고 오는 8월까지 문제점에 대한 정비를 모두 마친다니 꼭 그러하기를 바란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우선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동네 주민들이 이 도로를 농·수산물 건조장으로 삼는 행위를 잘 계도했으면 한다.
보행자와 자전거의 겸용도로라 함은 우리가 보기에 지역 주민과 자전거 마니아들의 공유 공간이라는 말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정책 당국자들이 이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차제에 이 겸용도로의 자동차 불법 주차 등에 대해서도 확실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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