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 지키기는 역지사지(易地思之)
기초질서 지키기는 역지사지(易地思之)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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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제주시 한경면

사람과 동물의 차이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 하나는 동물의 세계가 본능에 의한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면 사람이 사는 세상은 이성에 의한 질서가 행동을 통제하고 사회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동물은 무리에 속해 있으려면 힘 센 우두머리에게 복종해야 하고 복종하지 않으면 무리에서 쫓겨 나지만 사람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약자에게는 배려하면서 살아간다고 하겠다.

옛날에는 사회의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명령과 복종으로 규칙이 잘 지켜지고 사회질서가 유지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가 발달하면서 교육 수준이 높아지자 다양한 가치관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규율과 통제는 어렵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경제적으로 윤택해진 생활을 누리고 저마다 생각하는 정의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거나 차례를 기다리는데 새치기하는 행위,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는 운전자를 보면 인상을 쓰는 일이 생긴다. 이것은 질서를 지키는 것이 사회 구성원 간에 무언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제주시에서 펼치고 있는 기초질서 지키기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나를 먼저 생각하는 이기심을 버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불쾌감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자는 시민운동이다.

이미 우리는 질서를 지키면 안전하고 편리하고 빠르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쓰레기는 클린하우스에 버리고 차는 주차장에 세우고 집 앞에 놓아둔 적치물을 치운다면 위생적으로 불결하지 않고 차가 긁히거나 사이드미러가 깨질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소방차나 구급차 진입이 빨라져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기초질서 지키기가 어려운 것은 언젠가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 부족과 아직은 걸어 다니는 습관이 몸에 배질 않아서겠다.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몇 년 전 인터넷에 초등학교 시험에 불쾌지수가 높아지고 땀이 뻘뻘 나는 여름철에 필요한 게 무엇입니까? 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한다. 선풍기, 에어컨, 냉장고라는 대답이 나왔지만, 정답은 배려하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날씨는 점점 더워져 가고 경제가 어려워 다들 먹고 살기 힘들다는 요즘 같은 때에 이웃에 사는 주민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기초질서를 지킨다면 목소리 높이거나 얼굴 찌푸릴 일은 줄어들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질서를 지키면 살기 좋은 세상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다는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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