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더 어려워진 현실, 대안은 없나
내 집 마련 더 어려워진 현실, 대안은 없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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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들이 생애 첫 집을 마련하는 데는 평균 8년이 걸린다고 한다.
국토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최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내에 생애 첫 집을 마련(구매·분양·상속 등)한 가구의 주택 장만 시점 가구주의 전국 평균 연령은 43.3세로 조사됐다.
2017년 43세보다 0.3세, 2016년(41.9세)과 비교하면 2년 새 1.4세 높아졌다.
저소득층(소득 10분위 중 1∼4분위)의 경우 최근 4년 내 생애 최초 주택을 마련한 가구주의 연령이 평균 56.7세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거의 환갑에 이르러서야 ‘내 집 장만’ 꿈을 이룬 셈이다.
특히 제주도민 가운데 내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절반 정도(58.4%)에 그쳤다. 도민들이 자신의 집을 갖기 위해 걸리는 시간도 평균 8년이나 돼 전국에서 가장 길었다.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로 이 조사에서 도내 5년 이하 신혼부부와 7년 이하 신혼부부들은 자기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을 9.9년으로 예상했다. 5년 이하 신혼부부 중에는 10년 이상을 내다본 경우도 16.9%나 됐다.
먹고 싶은 것 안 먹고, 입고 싶은 것 안 입으면서 10년을 저축해야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내 집 마련을 위해 10년 이상, 저소득층은 거의 평생을 허리 띠를 졸라매야 하는 사회가 정상일 수는 없다. 어떤 집에 사느냐, 혹은 얼마짜리 아파트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신분이 달라져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말까지 나온 마당이다.
집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쏟다 보니 전체 가계 자산의 70% 가까이가 집에 쏠려 있고, 가계 부채의 상당 부분이 주택담보대출이다.
내 집이 없는 제주도민 58.4%가 월세·전세 등을 전전하다 보니 몇 년에 한 번씩 이사를 다닌다. 생활의 터전인 주거 문제가 불안하면 사회 전체가 불안할 수밖에 없고 지역사회 경제에도 중대한 불안 요인이 된다. 특히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희망을 잃고 결혼과 출산을 기피해 장기적인 인구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의 주택 정책이 성실히 일하는 서민과 청년들이 최소한의 내 집 마련의 기대는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건강한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지금 정부의 주택 정책은 집 값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동산 거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 안정에 주택 정책의 관심과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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