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성 균열, 붕괴 전 ‘대안’ 세워야
제주성 균열, 붕괴 전 ‘대안’ 세워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2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성은 축성연대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왜구 방어를 위해 탐라국 때부터 쌓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진왜란 후 성종 32년(1599)때 성윤문 목사가 제주성을 크게 개축한 기록 등이 전해진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25∼1928년에 제주항을 개발하면서 성벽을 헐어 바다를 매립하는 골재로 사용해 지금은 오현단 부근 높이 3.6∼4.3m의 성벽만 남아 있다. 제주성은 1971년 제주도기념물 제3호로 지정됐다. 원래 약 3.2㎞에 걸쳐 축성됐으나 현재 오현단 인근에 복원된 130m 구간을 포함해 300여 m만 간헐적으로 남아있다.

그런 제주성에서 균열이 발생해 붕괴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다. 붕괴가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집중호우와 진동 등 외부 요인까지 가세할 경우 붕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을 종합하면 제주성의 치성(격대·성벽에 달라붙은 적병을 측면에서 공격하기 위해 성벽 일부 구간을 돌출시킨 구조물) 전면부에서 배불림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제주성 치성의 끝에서 1~2m 안쪽으로 바위 간의 간격이 다른 곳보다 크게 벌어져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치성의 동서 양편에 발생했고, 일부 바위는 중간 지점이 깨져 있다.

치성의 끝부분을 이루는 일단의 바위 층이 마치 물건이 쪼개질 때처럼 안쪽 바위 층과 벌어진 상태로 향후 균열의 심화정도에 따라 붕괴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와 관련, 관리관청인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제주성의 배불림 현상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들도 제주를 찾아 제주성의 배불림 현상과 붕괴 위험성을 점검 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해당 구간의 해체 보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단 관리관청이 제주성의 ‘문제’를 알고 있어 다행이다.

제주성은 말 그대로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담고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제주시 구도심의 중심지에 위치해 제주시민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근에는 이 일대를 찾는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기왕 붕괴위험이 제기된 만큼 신속한 복구대책을 세워야 한다. 만에 하나 성이 붕괴 된다면 그 자체가 사회문제가 될 것은 자명하다.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행정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꼭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도 제주성 균열에 대한 정밀조사와 신속한 대응책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