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傾聽)의 힘을 키워라
경청(傾聽)의 힘을 키워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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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철 자연사랑미술관 관장

사람들은 대부분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자기 말을 많이 하려는 습성이 있다.

상대방이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중간에 끼어들어 자기 말만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아도취에 빠진 듯 자기 말만 실컷 하고 남이 말할 때는 딴전을 부리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20세기가 말하는 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경청하는 리더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어느 학자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아도 남의 말을 잘 듣고, 듣지 않을지언정 열심히 말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딴전을 부리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행위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작태는 요즘 TV를 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바로 국회다.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로 나선 국회의원들이 하는 모습에서 과연 국민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상대방이 연설할 때 조용히 경청하고 무엇이 좋고 나쁜가를 파악해 따져 물어야 하거늘, 딴전을 부리거나 고함을 치다가 허튼소리나 하는 행동이 과연 국민의 대변자라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래놓고 틀리면 아니면 말고식이다. 국민들은 이 같은 행동거지에 이젠 신물이 나고 그들을 국민의 대표로 뽑은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대화 습관에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 단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경청하는 습관이라 하고 싶다.

우리는 지금껏 말하기, 읽기, 쓰기에만 골몰해 왔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감성을 지배하는 것은 .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부지런히 듣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얻는 것은 그 어떤 교육보다 큰 힘이 된다고 했다.

그것을 모를 수 없는 사람들이 사실 여부를 알아보지 않고 국민의 귀를 현혹하고 나라 망신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막말하고 보자는 국회의원 나리들, 왜 국민은 어쩌다 실수로 한 말은 크게 문제가 되고 국회의원들이 근거 없는 막말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게 난리를 쳤건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쩍 지나가는지 어느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그 진의를 알 수 없다.

이런 것을 모를 리 없건만, 말하지 않아도 아니 말하는 것보다 더 매혹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런 국회의원은 없을까?

최강의 설득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여야 간 협상을 할 때마다 모두가 자기 당 주장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상대 당 주장도 잘 들어준다면 안 될 것 없는 것 같은데 왜 안 될까?

커뮤니케이션이란 상호 작용이다. 주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어야 하고, 받는 것이 있다면 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국민은 잘 알고 있다. 팩트체크를 통해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가를.

어느 시골 노인이 동네 정자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나라는 참 이상해. 정치를 안 할 때는 훌륭한 학자였고, 존경받는 언론인이고, 경제인인데 왜 정치인이 되면 모두가 한결같이 뭐 같은 사람으로 변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혀를 찬다.

그의 모습이 바로 국민의 마음임을 느낄 수 있었다.

선거 때면 국민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 말을 국회에서 실천하겠다는 공약은 잘도 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금배지를 달면 다른 사람의 입을 틀어막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이제 내년이면 또 총선이 다가온다. 이 선거에서 자신의 입지를 내 세우기 위해 무조건 막말하고 보자는 그런 얄팍한 잔재주는 이젠 국민에겐 안 먹힌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경청은 사람을 설득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상대방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뭐가 그리 힘들어 자기주장만 하는지.

듣는 능력이 말하는 능력을 결정한다고 했다. 상대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대화하면 언제나 실패한다. 그 때문에 상대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세는 그 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요즘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참으로 듣기 어렵다. 국민의 답답한 심정을 헤아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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