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해놓고 “반입 금지”…폐기물 갈등 심화되나
사과해놓고 “반입 금지”…폐기물 갈등 심화되나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7.18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리핀 불법 수출 폐기물 처리 대책 논의 과정서
경기도 “제주산은 평택항으로 반입 않겠다” 통보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에 대한 처리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경기도가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폐기물을 평택항을 통해 들여오기로 결정한 경기도가 제주에서 발생한 폐기물만 반입을 금지키로 하는 등 제주도에 ‘뒤끝’을 보였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 경기도, 평택시, 제주시 등은 지난 9일 서울 환경부 상황실에서 필리핀 불법수출 폐기물 처리를 위한 국장급 회의를 진행했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 5177t에 대한 국내 반입 및 처리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각 기관별 역할 분담과 유기적인 협력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그러나 경기도가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 5177t 중 제주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1880t은 평택항으로 반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의 결정에 따라 한강유역환경청은 인천, 부산 등 다른 지역 항구를 통해 제주산 폐기물을 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3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된 폐기물은 제주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또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제주에서 나온 쓰레기로 경기도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폐기물 불법 수출의 주범을 제주도로 못 박았다.

그러나 환경부와 경기도, 제주도의 전수 조사 결과 제주산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결국 이재명 지사는 SNS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제주도민과 원희룡 지사님에게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경기도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지난달 14일 브리핑을 통해 “이 지사의 SNS 사과글은 정중한 태도가 아니”라며 허위 보도자료 배포에 대한 정정보도와 함께 제주도와 도민들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처럼 양 지자체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도가 제주산 쓰레기만 꼭 집어 반입을 금지하면서 갈등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타 지역 항구를 통해 폐기물을 들여와 자체 처리할 예정”이라며 "더 이상 행정 간의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폐기물 처리에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