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는 시민의식 수준의 척도다
기초질서는 시민의식 수준의 척도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1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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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회는 과연 선진사회를 향해 발전하고 있는가. 긍정적인 대답을 하고 싶지만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다고 선뜻 말하기가 어렵다.
경제 사정이 나아져 먹고 살만해지면 법 질서도 비례해서 나아져야 할텐데 오히려 도민의 질서의식은 더욱 희미해져 사회 구석구석이 무질서로 병들어가고 있다.
특히 교통·도로분야 기초질서는 엉망이다.
제주시가 지난해 10월부터 기초질서 지키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나 불법 주정차나 노상 적치물 행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제주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적발한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는 7만4485건에 달한다. 부과된 과태료는 21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에도 12만3000건의 불법주·정차가 적발돼 40억원에 육박하는 과태료가 부과됐다. 노상적치물은 올해 1만7626건이 단속됐다. 지난해보다 무려 2.7배나 늘었다.
제주사회의 질서의식이 어디쯤 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단속결과는 실제 상황에 비교할 때 극히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멀리 가볼 필요도 없다. 우리 주변을 보면 공동 사회의 기반인 질서문란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다.  운전자가 담배꽁초를 밖으로 던지거나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면서 법질서 위반이라는 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어디 그뿐인가. 보도와 도로를 상품 진열장소나 개인주차장으로 독점하다시피하는 몰염치가 기승을 부린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가뜩이나 비좁은 길거리를 이리저리 비집고 다니는 불편을 겪어야 하고 예기치 못 한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무질서는 마치 무서운 전염병과 같은 것이다. 일부 시민이 법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들마저 질서의식이 무뎌져 무질서에 합류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남이야 불편과 불이익을 당하건 말건 내 잇속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삐뚤어진 사고방식과 법 질서를 어겨서라도 손쉽게 벌어먹고 살겠다는 잘못된 의식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지역의 시민의식 수준을 판단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시민들이 기초질서를 얼마나 잘 지키느냐를 보면 된다. 우리사회가 진정한 의미의 선진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자칫 사소한 것으로 간과하기 쉬운 기초질서부터 제대로 세워 나가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단속을 대폭 강화해서라도 한계상황에 이른 기초질서 문란행위를 척결하는 데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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