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과 제주 공동체 문화
도시재생과 제주 공동체 문화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7.1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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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가치 중 하나가 공동체 정신이다.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옆집옆집을 서로 챙기며 형성된 제주만의 고유한 공동체 문화.

이 공동체 문화가 현대 도시재생사업과 만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표적 원도심 제주시 신산머루에서 추진되는 도시재생사업을 들여다보면 변화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신산머루 한 노후주택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 옆에 딸린 창고를 가리켰다. 활용도가 떨어지는 큰 골칫거리라 철거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냐는 것이다.

그는 “다들 주차할 곳 없어서 불편해 하는데 창고를 철거하면 자동차 한 대 정도는 세울 수 있다. 하지만 비용이 부담돼 고민이다”고 털어놨다.

때마침 만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관계자가 방법이 없는지 함께 고민해 보자며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주민들이 운영할 반찬가게 및 동네사랑방 건물도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버스킹과 함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야외카페 및 공용공간이 모습을 갖췄으며, 신산머루의 고즈넉한 전경을 볼 수 있는 장소도 준비되고 있었다.

한 마을주민은 “이곳에 올 도민들을 위한 공간이 하나씩 마련되면 추억이 생기는 마을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도시재생 대표 모델로 발돋움하는 신산머루가 던지는 시사점도 적지 않다. 도시재생의 지속가능성은 주민에게서 나온다. 공동체 정신이 핵심 가치인 셈이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를 맞으면서 도민들 상당수는 공동체 문화에 낯선 상태다.

도시재생이 단순 주거환경 개선에만 그치지 않으려면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고 공동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체계적인 계획이 절실하다.

‘제주형 도시재생 모델’ 정립 필요성과 사업 성공 여부 판가름은 공동체 정신에서 비롯될 지도 모른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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