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의 여행, ‘토요 문화유람’
일상으로의 여행, ‘토요 문화유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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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영 문화기획자·관광학 박사

언제부터인가 일상이 조명되기 시작했다.

비록 설정된 것이기는 해도 〇〇세끼, 〇〇네 민박 등 소소한 일상을 비추는 TV 예능 프로그램들은 일상을 콘텐츠로 쉼이 있는 삶, 쉼이 있는 일상을 통해 삶을 관조하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위로와 행복을 추구하는 내용을 방영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최근 5년간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소비 흐름도 현재 지향적 행복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을 드러낸다.

멀리 떠나지 못해도 가까운 곳으로 나만의 휴식을 찾아 떠나는 근거리 단기 여행이 확산되고 1980년대 전후로 태어난 워라밸 세대의 자기 만족적 가치관이 소비시장에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가는 요즘이다.

우리가 현재적 삶에 더 집중하는 이유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에 일상 과열 시대는 당분간 지속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일상의 중요성에 대한 조명은 최근 문화와 관광 관련 정책 분야에서 제안되고 해석되는 생활관광이나 생활문화의 사용과 무관하지 않다.

생활관광국민 생활관광 시대를 선포했던 2004관광진흥 5개년 계획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여기서 생활관광은 국민의 삶의 일부로 관광을 여는 시대라는 의미를 담았었다.

그 당시 주 5일 근무제 정착 움직임이 현재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발전되고 야간 수당 수령보다는 연월차 사용을 통한 여행을 선호하는 워라밸 세대의 등장에 소확행라이프 스타일 확산이 더해지면서 최근에는 생활관광의 형태가 관광의 일상화를 넘어서 일상의 관광화로 나타나는 추세다.

생활문화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4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다.

동법 제2조는 생활문화를 지역의 주민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형·무형의 문화적 활동으로 정의하고 생활문화의 주체는 전문가가 아닌 지역 주민임을, 시공간적 관점에서는 일상으로 참여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일상으로의 여행, ‘토요 문화유람은 이러한 생활문화 운동의 한 갈래다.

1997년 창립 이후 시민이 주체가 되는 문화운동을 표방해 온 제주문화포럼이 주관하고 있는 본 프로그램은 문화 생산자와 향유자 모두를 위하고 도내의 다양한 현장을 찾아가는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문화 활동이다.

지난 23년 동안 우리 사회의 문화 현상에 대한 의견 나눔의 장인 시민토론회와 심포지엄, 도내 여러 마을을 찾아가 벌인 문화토론 마당과 고람직이 들엄직이프로젝트 등과 맥을 같이하는 활동으로 우리 스스로 일상의 삶을 반성하고 문화가 있는 삶을 실천하자는데 그 취지가 있다.

매월 넷째 주 토요일에 제주의 일상으로 떠나는 여행인 토요문화유람은 지난 323일 대정, 안덕 지역으로 첫 번째 여정을 시작해 오는 27일 다섯 번째를 맞는다.

서귀포 원도심 지역으로 떠나는 이번 유람에는 이중섭 미술관, 찾아가는 이야기 포럼, 기당미술관, 김성란 작가의 작업실로의 여정이 계획돼 있다.

특히 찾아가는 이야기 포럼-서귀포 관광극장 편은 지역 문화예술인이나 문화예술 공동체와 함께하는 장르 불문, 내용 자유의 크로스오버 이야기 포럼으로 삶과 더불어 함께 하는 예술의 현장을 마주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전자기기 사용의 일상화, 여행의 일상화에서처럼 생활문화의 일상화 캠페인을 통해 사람이 있는 문화, 삶이 문화가 되고 일상이 특별해지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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