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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이전에 해야 할 일
제2공항 건설 이전에 해야 할 일
  • 제주일보
  • 승인 2019.07.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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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수 제주대 명예교수·논설위원

요즘 제주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현안은 제2공항을 건설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다. 제주도 인구와 관광객들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교통인프라의 확충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지금처럼 지역 인구와 관광객이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생기게 될 환경파괴와 교통대란이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2공항이 꼭 필요하냐 하는 문제가 풀기 어려운 것은 제주 사회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제주도 인구가 계속 증가할 것인지, 관광객들도 지금처럼 많이 들어올 것인지를 누가 정확히 알아맞히겠는가. 만약에 지금과 같이 교통 수요 인구가 계속하여 증가할 것이 확실하다면 교통인프라 확충에 반대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의 시점에서도 제주공항은 수용 능력이 엄청 모자라서 아우성친다고 하는데, 좁은 공간에 과다한 인구가 몰려들면 언제 어떻게 대형사고가 날지 작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인구증가와 관광객 유입이 머지않아 중단될 수도 있다. 환경파괴가 더 심해지고 제주도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급감한다면 애써 만든 제2공항은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그냥 기다리다가 맞이하는 것보다 능동적으로 창조하는 것이라야 더욱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에 지금처럼 환경파괴와 교통대란 문제를 그냥 둔 채로 제2공항을 건설하여 제주도에 유입되는 인구와 관광객들이 계속 증가할 경우에 우리에게 닥칠 재앙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느 특정 지역에 공항이 들어설 경우 고향을 잃어버린다거나 토지 보상에 합의가 어렵다거나 하는 개인적인 불만은 세월이 가면 치유될 수도 있겠지만, 제주도 주민 전체의 생활환경 문제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욱 심대해질 것이다. 2공항 건설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정집행자들에게 간곡히 전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 점, 쾌적한 생활환경의 보존이 바로 제2공항의 성공적인 미래 결정에 관건임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도 제주도의 생활환경 악화는 경고음을 발한 지가 오래다. 교통체증이 심해지니 교통사고가 잦아지고 있고, 곳곳에 쌓이는 쓰레기 더미, 난데없는 악취 소동, 해초와 물고기들의 씨가 마를 정도로 죽어가는 바닷물, 게다가 어느 지역에서는 지하수가 오염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까지 들려온다.

이러다가 앞으로 언젠가는 제주 바다에서 해수욕을 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공항 증설은 유입인구를 늘릴 것이고 인총이 많아지면 생활환경이 더 열악해질 것은 뻔한 일인데 이런 현상을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행정책임자들이 이 지역 생활환경의 미래상에 대해 신뢰감과 희망을 심어줄 수만 있다면 제2공항 반대론자들은 반대의 명분을 크게 잃어버릴 것인즉, 그런 방향으로 개발행정을 집중할 것을 촉구하고 싶다. 전기자동차를 보급하고 대중교통 편의를 증대시킨 것은 잘한 일이지만 머리를 쓰면 더 이상의 방법도 있을 것이다.

제주도에 소형차와 자전거 타기가 유행하면 교통체증이 많이 줄어들 텐데 도지사와 도청직원들부터 솔선수범할 수는 없을까.

쓰레기 양산의 문제는 행정력만 가지고 해결되지 않을 것인즉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다. 먼저 주민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을 계도해야 할 것이고, 쓰레기를 어떻게 분류하여 어떤 경로로 내다 놓을지 똑똑히 홍보할 필요가 있다.

쓰레기 처리의 혁신 방안으로 등장한 클린하우스 활용이 아직도 혼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안타까운 일이다.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공익근무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시장바구니 이용을 생활화하는 등 비닐이나 플라스틱 같은 합성재료 사용을 줄이는 시민운동을 벌일 필요도 있다. 환경오염 사건에 대한 주민들 스스로의 감시와 신고를 촉구하는 법 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우리가 협소한 외딴 섬에 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주도 자체의 쓰레기 재활용 방법을 개발함도 중요하다.

이 모든 얘기가 처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역사가 발전하는 데에는 운세 발동의 모멘텀이라는 것이 있다. 2공항이 생기는 시점에서 이제까지 죽어가던 제주도의 바닷물이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후세의 역사가가 쓴다면 이 얼마나 유쾌한 일인가. 단언컨대, 후세에 제주도지사의 치적을 평가하는 항목 중에 제1호는 환경 보전일 것이다.

2공항 찬성자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미래가 있다. 막대한 돈을 들여서 공항을 만들어 놓았더니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텅텅 비더라는, 육지 어느 지방에서 들려오는 기막힌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능동적으로 만들어내는 미래가 확실하다면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천혜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쾌적한 생활환경이 있고 평화로운 인간사회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들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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