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경제 가치와 ‘조선반도 비핵화’ 기념주화
평화의 경제 가치와 ‘조선반도 비핵화’ 기념주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1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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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제주국제대 특임교수·논설위원

안전하고 평화로운 국가에 살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전쟁이 없었던 시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투쟁과 전쟁이 만연했다. 전쟁을 경험하고, 정전상태에서 전쟁발발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사는 우리 국민들은 가장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말에 더욱 공감할 것이다.
‘전쟁의 탄생: 누가 국가를 전쟁으로 이끄는가’를 쓴 존 G 스토신저(John G. Stoessinger) 캘리포니아대학 교수가 제1차 세계대전에서부터 미국의 이라크 공격까지 주요 전쟁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전쟁의 핵심적인 원인 대부분이 지도자의 잘못된 상황 인식 때문이었다.
스토신저의 논지에 따르면 제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최근 10개의 전쟁을 분석한 결과에서 많은 경우 전쟁이 지도자의 오인이나 오판으로 일어났다. 전쟁과 평화를 결정하는 지도자의 판단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손자병법에서도 전쟁의 위험을 심사숙고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전쟁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국민의 생사와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다. 그러므로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孫子曰 兵者 國之大事 死生之地 存亡之道 不可不察也).”
민주주의국가 간에는 전쟁이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은 민주화 진전에 따라 국민여론이 국가의 정책결정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도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오판을 바로 잡을 여론의 힘이 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국가에서는 전쟁보다는 끝까지 외교적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평화가 곧 경제임을 방증하듯 요즘 ‘평화경제’라는 용어가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경제력은 국가의 힘이고,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위한 경제력은 평화위에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평화가 먼저 정착돼야만 할 것이다.
베트남에서 개최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는 민수경제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했다. 북한은 2006~2017년 유엔안보리로부터 11개의 경제제재를 받았다. 그 중 5건이 2016∼2017년에 집중됐다. 이 기간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발사실험을 집중해서 한 시기다. 지난 하노이 북미2차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해달라고 요구를 한 것이다. 평화를 위협한 대가로 북한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유류와 외화유입, 수출제한 등이 많은 부분 차단됐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할 때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역대최강’으로 가했다. 국가가 정상 가동되는데 필요한 경제부분에 대한 숨통을 꽉 조임으로써 평화를 위협할 때 경제가 얼마나 위협을 받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음의 평화나 세계평화나 평화로운 상태에 있는 것은 정말이지 축복 중에 축복일 것이다.
평화에 이르는 길은 멀고도 험난하지만 평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인류가 오랫동안 평화를 갈망해 왔고,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평화를 원하면 평화를 준비해야한다는 인식도 변하고 있다.
북한 핵포기의 진정성은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북한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 ‘세계의 평화와 안전수호’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주화가 발행된 것을 보면 진정성이 느껴진다. 평화의 경제적 가치를 북한의 지도자들도 깨달은 것일까? 판문점에서 갑작스럽게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만난 것은 사실상 3차 북미 정상회담이었으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남북한과 미국의 지도자들의 행보를 보면서 한반도에 평화가 성큼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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