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과학계의 큰 스승' 부종휴 필름을 엿보다
'제주 과학계의 큰 스승' 부종휴 필름을 엿보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9.07.07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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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부종휴 사진전 ‘한산(漢山) 그리고 제주(濟州)’
오는 8월 2일까지 제주시 세계자연유산센터 기획전시실
부종휴 작 '성산일출봉과 해녀'

‘만장굴 최초 발견’ 등 제주지역의 근‧현대 대표 자연과학자인 고(故) 부종휴 선생(1926~1980)의 오랜 필름 속 사진들을 엿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나용해)는 지난 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제주시 세계자연유산센터 기획전시실에서 사진전 ‘한산(漢山) 그리고 제주(濟州)’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도내 과학자이자, 산악인, 자연보호 운동가였던 고인이 조사 과정에서 남긴 1960∼70년대 제주 자연경관과 민속 생활상 사진 중 40여 점을 선별, 도민 및 관광객들에게 공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작품을 보면 고인이 동료들과 한라산 식물조사와 동굴탐사, 폭설 속 조난자 수색을 벌이는 장면 등이 담겨 고인의 연구 과정과 조사 현장, 그를 도왔던 조력자들을 볼 수 있게 한다.

특히 한림 쌍용굴과 협재굴 입구 발견과 황곰뼈를 발견한 빌레못동굴에서의 9차례 탐사 등 역사적 장면도 담겼다.

이와 더불어 제주인의 생활 및 민속 장면도 포착됐다. 천지연 폭포 앞 굿 집전 모습과 성산 해녀들이 물질 작업을 위해 일출봉 잔디밭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장면, 돌담을 쌓은 초가집과 소, 주인의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 고인의 1970년대 작품 ‘제주동초등학교 인근에서 바라본 풍경’을 감상한 도민 염정숙씨(62‧일도2동)는 “어릴 적 고향의 옛 건물과 풍경이 온전히 사진에 담겨 반가웠다”며 “식구들과 이곳을 다시 찾아 옛 이야기를 설명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용해 본부장은 “본부는 최근 만장굴과 한라산 일대에 ‘부종휴 길’(가칭) 조성을 추진하는 중이며 오는 10월경 걷기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인은 김녕초 교사 재직 당시 학생 30명과 만장굴을 최초 발견했으며 도내 수많은 동굴을 탐사, 한라산의 330여 종 식물을 찾아내 분류하는 등 도내 세계자연유산의 선각자로 평가받고 있다.

부종휴 사진전 전경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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