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 병풍 두른 몽골 최고의 명승지
기암괴석 병풍 두른 몽골 최고의 명승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7.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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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바람의 고향, 초원의 나라 몽골
몽골 국민 휴양지 테를지(上)
몽골 국민의 휴양지라 불리는 테를지. 넓은 초원에 기암괴석들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그 밑으로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몽골 국민의 휴양지라 불리는 테를지. 넓은 초원에 기암괴석들이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그 밑으로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어느 해 여름 몽골의 칭기즈칸 유적지 답사를 마치고 하라호름에서 돌아오는 길목 초원에 있는 바위산을 찾았습니다. 몽골 초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너무 밋밋해 어쩌다 변화를 주는 모습을 보면 새롭다는 생각에 촬영하게 됩니다.

초원 가운데 우뚝 선 바위산. 이 바위산에 돌을 던져 올리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오가다 꼭 들리는 곳입니다.

그날도 바위산 주변을 돌며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번 답사를 함께 갔던 한 유학생이 이 바위산이 그렇게 아름다운가요. 그러면 테를지를 가 보세요라고 한다. “테를지가 어디 있는데하고 묻자 그 학생은 울란바토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초원에 거대한 바위들이 우뚝우뚝 서 있고 집채보다 더 큰 바위 거북이 장관이랍니다.

테를지의 상징과도 같은 거대한 거북바위. 마치 살아있는 거북이 고개를들고 산을 오르는 듯 보여 감탄을 자아낸다(위쪽).
테를지의 상징과도 같은 거대한 거북바위. 마치 살아있는 거북이 고개를들고 산을 오르는 듯 보여 감탄을 자아낸다(위쪽).

언제나 그렇듯 다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울란바토르에 도착하자마자 다음 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테를지를 가자고 졸랐습니다. 지금까지 몽골을 몇 차례나 왔는데 왜 테를지 경관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이제야 듣게 됐을까. 올 때마다 학술조사를 다니느라 경관지는 별 관심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다음 날 우리 일행 몇 명이 테를지로 향했습니다. 멀지 않은 곳이라 승용차를 빌려 일단 오늘 가 보고 좋으면 다시 가서 촬영할 생각으로 대충 준비하고 출발했습니다.

시가지를 벗어나자 지금껏 보아온 몽골의 풍경과는 많이 달라 보입니다.

울란바토르에서 약 70동쪽에 있는 테를지는 몽골 국민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몽골을 자주 오는 사람이면 두세 번씩 찾게 되는 곳이기도 할 만큼 몽골의 대표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랍니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마음은 항상 설레는지 달리는 차 속에서 바라보는 풍광들을 정신없이 카메라에 담고 있는 사이에 톨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섰습니다. 강 너머 멀리 바위들로 이뤄진 산이 보이는데 그 산세가 우리나라 설악산처럼 웅장합니다.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서니 톨강이 유유히 흐르고 한 무리 양들이 강어귀에서 풀을 뜯고 있습니다. 내려서 촬영하고 싶지만 우선 테를지를 먼저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빨리 가자고 재촉하자 운전사는 고개만 넘으면 테를지니 서둘지 않아도 된답니다. 몽골에서는 금방이라 해도 한참을 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워낙 땅이 넓어서 그런지, 사람들 성격이 느긋해서인지는 모르지만 운전사는 고개만 넘으면이라고 했는데 고개를 두 개나 넘어도 아직 테를지 입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세 번째 고개를 돌아서자 넓은 초원에 거대한 암벽들이 마치 병풍처럼 서 있는 풍광이 눈에 들어옵니다.

테를지를 향하는 길목에서 바라본 몽골 초원 풍경.
테를지를 향하는 길목에서 바라본 몽골 초원 풍경.

거대한 암벽 병풍 밑으로 양과 말들이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드문드문 게르(Ger)에서는 하얀 연기가 흘러나오고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도 보입니다.

차에서 내려 자그마한 물이 흐르는 개울로 내려서니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지천으로 펴 있어 눈길을 끄는데 그 중 아주 익숙한 꽃 한 송이가 있어 가까이 가서 자세히 봤더니 손바닥난초입니다.

캐어 보니 정말 어린애기 손바닥처럼 생긴 뿌리가 있어 순간 저도 모르게 ~손바닥난초다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손바닥난초 말고도 붓꽃이며 제주도에서 많이 봤던 야생화들이 사방에 피었습니다. 순간 꼭 이곳을 다시 찾아와 야생화를 촬영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갈수록 거대한 바위산이 웅장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본 몽골 교수는 테를지가 그렇게 아름답습니까? 사실 몽골에서는 보기 드문 곳이라 이곳 사람들도 즐겨 찾는 명승지랍니다. 저 안으로 더 들어가면 기막힌 것이 있습니다라며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 빨리 가잡니다.

가축들이 풀을 뜯어 먹어서인지 마치 잘 깎아놓은 잔디밭 같은 초원으로 그림자가 길게 늘어서고 있어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내심 여기서 하루 묵었으면 좋을 듯한데 다른 일행도 생각해야 할 것 같아 서둘러 거대한 거북바위가 있다는 곳으로 갔습니다.

길을 지나는 양들이 차가 지나는데도 아주 천천히, 오히려 자동차가 서 있으라는 듯 유유히 큰 길을 건너갑니다. 다른 지역 양들이 재빨리 움직이던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양 떼를 지나 얼마간 달려 비포장길로 들어서자 거대한 바위가 길 가운데 서 있는데 마치 거북이가 고개를 들고 산을 오르는 모습입니다. 얼마나 거대한지 마치 살아있는 거북처럼 서 있어 ~’ 하고 탄성을 지르게 합니다. 거대한 거북 기암(奇巖)을 본 순간 한동안 정신이 멍~하더군요.

울창한 수목과 기암괴석, 깊지 않은 협곡이 있는 가운데 떡 하고 버티고 있는 거대한 거북바위는 보는 이들을 감탄시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방을 돌며 촬영을 하는 사이 해가 한참 기울었습니다. 갈 길이 머니 서둘자고 합니다. 울란바토르에 돌아오고 나서도 테를지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시간이 있으면 내일 또 한 번 더 갔으면 했지만 다른 일정 관계로 어쩔 수 없이 다음 해를 기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기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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