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의 대립
가치의 대립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9.07.0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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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국면에서 가치가 화두로 급부상했다. 제주사회 리더들이 가치의 대립 또는 충돌을 원인으로 지목하면서다.

김태석 도의회 의장은 최근 11대 도의회 출범 1주년을 기념해 본지와 가진 대담에서 제2공항 갈등에 대해 선과 악도 아니고 옳고 그름의 대립도 아니다. 개발과 보존이란 가치의 대립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공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모은 뒤 결과에 승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건국대에서 열린 한국학 세계대회에 참석해 경제성장을 위한 개발투자와 제주다움을 지키자는 환경보전이란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원더풀TV를 통해 제2공항 공론조사 요구에 대해 기술적 전문가 영역을 비전문가들이 결정하려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2공항에 대한 찬반을 넘어 제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갈등이 비롯됐다는 두 리더의 분석은 일리가 있다. 또 다른 갈등 현안인 비자림로 확장만 봐도 타당한 지적이다.

가치 대립의 균형추는 제주 개발상황과 도민 삶의 질, 경제형편에 따라 변할 것이다.

그런데 두 리더의 진단은 같은 지점에 있지만 처방은 상극이다. 공론조사가 제2공항 갈등의 해결책인지를 놓고 서로 다투면서 갈등을 더욱 꼬이게 만드는 모양새다.

가치의 다름에서 유발된 갈등을 풀기 위한 근본 조치는 양 대척점에서 팽팽히 맞서는 인식의 간격을 좁히는 일이다. 이때 중재자가 한쪽에 편승해선 갈등 해결은 요원하다. 리더들이 스스로 가치 대립선상에서 어느 한편에 서있지 않은지 돌아볼 때다. 진정 가치의 대립과 충돌을 완화하겠다면 그게 첫걸음이다.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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