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가치: 자연과 인간의 공존
제주의 가치: 자연과 인간의 공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6.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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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제주모터스 대표이사 논설위원

방송에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를 이해하게 되는 프로그램이 많이 방영되고 있다. 그 중 한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제주도를 여행하는 것에 대해 방영한 적이 있다.

제주에 처음 온 이탈리아인 4명은 곳곳에 보이는 공사현장들을 보면서 “20년 후엔 완전 다른 곳이 되어 있을 것 같아”, “계속 개발되면 좀 아깝긴 하겠다. 이색적인 게 많은데라고 하면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 장면에서 이들의 대화가 제주의 현실을 나타내고 있고 제주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최근 한라산 등산을 했다. 백록담 초입에서 문섬, 섶섬 등이 있는 서귀포 시내를 바라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치에 감탄했고 나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초록색보다는 흰색이 너무 많이 보여 감탄보다 우려를 가지게 됐다. 이런 우려는 비닐하우스의 흰색 건물이 초록이라는 자연을 대신하는 느낌을 가지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개발 등으로 인해 건축물이나 구조물들이 많이 생겼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한라산에서 전체를 조망하면서 느끼게 된 현실은 제주에서 자연이라는 초록 대신 다른 구조물들이 대신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지인들이 제주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하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특히 제주를 여러 번 방문하고 제주에 대해 관심이 많은 지인일수록 변화되는 걱정과 염려를 얘기한다. 한 지인은 요즘 제주와 서울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 하겠다고 했다. 이유는 제주는 자연을 느끼기 위해서 오는 것이지 서울과 같이 건물들에 둘러싸인 자연을 느끼고자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에 제주에 왔을 때 제주가 주는 자연의 가치가 최근에는 많은 인공물들로 예전보다 못 하다는 것이다.

제주의 가치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제주의 가치를 한마디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 하겠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이를 후손에게 물러줘야 할 의무도 있다. 이렇듯 자연이 제주 가치의 본질이라면 제주에 있는 사람은 자연과 공존하는 것이 제주인의 가치라고 할 것이다.

제주의 가치를 자연에 둔다면 제주인은 무엇을 먹고 사느냐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 분명 사람에게 자연도 중요하지만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도 중요하다. 인간다운 생활의 보장을 위해서는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 통상 경제적 부를 얻기 위해서는 개발을 통해 이뤄진다. 이는 분명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제주 개발이 경제적 부를 지속적으로 가져다 준다고 확신 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앞에서 과거와 달라졌다는 지인의 얘기를 소개 한 것 같이 제주를 찾는 사람들은 제주의 가치인 자연을 느끼고 자연에서 배우기를 원한다. 이런 자연의 가치가 개발로 인해 훼손되면 제주를 찾는 횟수나 시간은 줄어들 것이고 이는 제주의 경제적 기반 약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115일 제주시론에서 필자는 지금 제주는 한 발 뒤에서 제주의 가치를 고민하면서 숨 고르기를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는 과거 척박한 제주에서 급성장을 통해 얻어진 경제적 가치가 제주를 성장으로만 이끈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들은 곁에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보지 못 하듯 제주도 가장 소중한 자연은 항상 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성장에만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제주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제주의 가치를 고민하면서 대안을 찾는다면 늦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제주의 가치는 자연 보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분명 제주인의 인간다운 생활도 보장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경제적 성장을 위한 대안이 나올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4차산업기술이다. 과거 강소국들이 가지는 경쟁력이 금융, 관광, 물류산업이었다면 미래 강소국의 경쟁력은 4차산업기술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Platform)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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