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이 제대로 되려면
‘문화가 있는 날’이 제대로 되려면
  • 제주일보
  • 승인 2019.06.2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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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이다. 이날은 영화관과 공연장, 미술관 등 전국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국민 문화향유 확대 캠페인의 일환이다. 20141월부터 시행해오고 있으니 5년이 넘었다. 하지만 국민 몇 퍼센트, 도민 몇 퍼센트가 이날을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그동안 매달 이날 지속적으로 관련 행사를 개최해 각 지역별 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당국은 평가하고 있지만, 도민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문화생활에 적극적이고 관심이 많은 일부 도민들은 이날의 취지를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도민들은 이날의 존재나 의의를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은 6월 문화가 있는 날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늘 제주시 칠성로(오후 7)와 서귀포시 제주민속촌(1230)에서 청년 음악인들과 함께하는 청춘마이크 공연을 연다. 이 공연엔 도내 4개 청년 공연팀이 참여한다.

국립제주박물관도 오후 3, 6시에 박물관 공연장에서 도내 어린이 인형극단 곰솔의 판소리 인형극 죰녜할망과 돌고래를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제주해녀와 돌고래 이야기를 판소리 형식으로 풀어낸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서귀포예술의 전당도 오후 730대한민국 해군 호국 음악회를 열고 28일 같은 시간에는 클라리넷 연주자 여인호씨가 연주 해설을 곁들인 슈만의 러브 스토리공연을 연다. 이밖에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도 김수하 재즈트리오의 자작곡 및 해설 공연을 갖는다.

이런 식이라도 문화가 있는 날분위기가 확산된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도민의 여가시간이 증가했다는 점 말고라도 이제 세계인과 함께하는 국제자유도시, 우리 도민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향유 수준을 끌어올려야 할 때이다.

하지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는 문화콘텐츠의 절대 부족이다. 콘텐츠가 부족하다보니 문화의 날 본래 대상인 공연·전시·영화에서 벗어난 행사도 고육지책으로 끼워놓고 있다. 무슨 장터를 열거나 엉뚱한 공연 수준의 문화가 있는 날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문화가 있는 날의 본래 취지는 국민이 일상에서 수준 높은 문화를 쉽게 접하게 하는 데 있다. 양적으로 끼워 맞추는 모양새지만 품격 높은 문화 콘텐츠가 빠져서는 앙꼬없는 찐빵처럼 부실해질 수 있다.

지역문화예술에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동시에 문화향유의 차별 해소도 시급한 과제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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