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한국어’ 확정, 역사적 첫 발…교육복지특별도 완성”
“‘IB 한국어’ 확정, 역사적 첫 발…교육복지특별도 완성”
  • 장정은 기자
  • 승인 2019.06.24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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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16대 제주도교육감 취임 1주년 특별대담 가져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이 지난 18일 도교육청 집무실에서 본지와 대담을 갖고 있다.

이석문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은 “‘국제 바칼로레아(IB) 한국어’ 확정으로 평가 혁신의 역사적 첫발을 디뎠다. 근대 교육 100년 역사 이래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교사가 준비돼야 한다. 교사들 역량은 세계 최고라 자부하기 때문에 그 역량이 꽃 필 수 있도록 충실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지난 18일 도교육청 집무실에서 본지와 가진 제16대 교육감 취임 1주년 특별대담에서 ‘시즌 2’의 첫 해를 돌아보고 제주교육의 현안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영어교육도시의 경우 방향성 재논의 이후 학교 추가 설립 여부를 고민해야 하고, 기초 학력의 문제는 ‘학습 복지’ 관점에서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교육감에 재선 된 지도 1년이 지났다. 소회는.
▲대한민국 교육의 100년을 바라보며 걸어온 1년이라고 자평하고 싶다. ‘국제 바칼로레아(IB) 한국어’를 확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의 기반을 놓았다고 본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는 학교 현장을 만드는 데에도 노력한 한 해다. 그 노력이 아이들의 높은 행복감으로 나타나 더욱 뜻깊다. 청소년정책연구원과 굿네이버스 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주 학생들의 주관적 행복감, 교사에 대한 신뢰, 학교생활 만족도 등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반면 몸과 마음의 건강 문제로부터 나타나는 전국 비만도 1위 등의 문제들은 아쉽다. 도민사회의 지혜를 모아 충실히 해결하겠다. 지난 1년, 많은 성원과 신뢰를 보내준 도민들과 ‘제주일보’ 독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새로운 1년을 시작하면서 주요 정책의 추진 방향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지난해 취임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평가 혁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지원, 리더십 혁신 등 ‘3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IB DP(IB 고교과정) 한국어 추진 확정으로 평가 혁신의 역사적인 첫 발을 디뎠다. 근대 교육 100년 역사 이래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IB DP를 안정적으로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토대로 3대 혁신의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겠다.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일상에서부터 존중받는 교육을 충실히 이루겠다.

 

-교육감으로 처음 선출됐던 ‘시즌 1’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주요 정책의 기치를 ‘고입(苦入)에서 고입(高入)’으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고교체제개편에 대한 내용과 향후 계획은.
▲연합고사 폐지는 지역 균형 발전의 최고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연합고사가 있었을 때 나타났던 제주시 동지역 유입 흐름이 없어졌다. 중학교 서열 문제도 해소돼 학교 간 균형 발전의 토대가 조성됐다. 자유학기제와 과정평가, 학생 동아리 운영 등 의무교육 본연에 맞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또한 도내 30개 고등학교를 성적에 밀려가는 곳이 아닌, 아이들이 ‘선택해서 가는 학교’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 노력으로 학교들이 저마다 특성과 강점을 갖고 발전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성산고를 국립 해사고로 전환하지 못한 것이다. 도민 모두가 하나된 힘과 정성을 모았는데, 대외적 여건이 여의치 않아 숙원을 풀지 못했다. 현재 동문, 지역주민 등과 함께 대안을 마련 중이다. 도민들의 지혜를 충실히 모으면서 고교체제개편을 완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IB DP 도입과 관련해 어떻게 구체화해 나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지난 4월 대구광역시교육청-IB와 ‘IB DP 한국어 추진’을 확정했다. 합의안에 따라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DP과정을 운영한다. 그런 뒤에 2023년 11월에 처음으로 IB 외부평가를 치른다. IB DP도입 준비를 위해 올해 2학기부터 시범학교를 운영한다. 학교는 정해지지 않았다. IB가 국내 대입 제도와 연계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IB DP학교는 수능을 보지 않고 수시로만 대학을 들어가는 학교가 될 것이기에 대입에 대한 우려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교사가 준비돼야 한다. 교사들의 역량은 세계 최고라 자부한다. 그 역량이 잘 꽃필 수 있도록 해외 선진학교 파견 근무, IB워크숍 등을 통한 교사 연수 등을 충실히 실시하겠다.

 

-초등학교에서 일제식 지필고사가 사라지고, 중·고교에서 과정중심의 평가가 강조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유지하고 있다. 도교육청의 대응책은.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지금의 수능 체제로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 이를 인정해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부도 진보적 교육 정책인 ‘자유 학기제’를 교육 제1공약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도 저를 비롯한 전국 교육감들이 수능 정시 확대를 우려한 바 있다. 공론화 결과에서도 수능 정시 비율이 30%를 넘지 못했다. 몇 년 후면 대학 정원이 학생 숫자를 넘어선다. 대학이 존립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 다른 대학보다 먼저 인재를 뽑기 위해 수시 전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시대 변화에 따라 수능 이후 체제를 고민할 기로에 놓여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도 제1교육 공약을 ‘고교학점제’로 제시했다. 수능 체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일 것이 아니라, 미래에 맞는 새로운 평가와 수업 체제를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모형을 마련해야 한다. 제주가 IB를 추진하는 것도 그러한 배경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IB도입을 기반으로 ‘코리아 바칼로레아’, KB로 가야한다고 본다.

 

-‘시즌 2’의 제1 공약으로 교육복지특별도 실현을 내걸었고, 무상 급식과 무상 교복 등 성과도 많다. 향후 확대 방안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교육복지특별도’는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 도청, 도의회와 협력해 지난해 유·초·중·고 무상급식의 시대를 열었다. 또한 도의회의 지원으로 올해부터 중‧고등학교 무상교복을 시행하게 됐다. 올해 다자녀 가정에 대해 방과 후 학교 수강권을 지원하고 있고, 4대 질병에 대한 치료비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학습 복지’도 강화할 것이다. 기초 학력이 문제가 되는 데, ‘학습 복지’ 관점으로 이를 해결하려 한다. 집안 환경, 정서, 심리 등의 문제가 학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혼디거념팀’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놓인 개별적인 문제들을 해소하겠다.

 

-올해부터 학교지원센터를 가동하는 등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운영 지원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의 운영 결과를 평가한다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처음 추진하는 정책이기에 시행착오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센터 직원들이 사명을 갖고 열심히 운영의 틀을 만들고 있다. 단기간에 성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성과에 몰두해 기본적인 것을 소홀하는 것이 문제다. 계획한 시일보다 늦어지더라도 학교 현장과 충실히 소통하며 학교 업무를 객관적‧총체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지표를 통해 학교지원센터의 명확한 방향과 운영의 틀을 갖출 것이다. 이름만 거창한 센터가 돼선 안 된다. 과감하게 학교의 어려운 업무를 이관, 담당해 실질적으로 학교를 지원하는 센터가 돼야 한다. 그럴 수 있다는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데 직원들이 무척 수고하고 있다.

 

-최근 일부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도민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중·고생들의 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도 보듯 갈수록 우리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위험 신호를 보이고 있는데.
▲매우 안타깝고 슬프다. 소아 정신과 전문의 채용과 학생건강증진센터‧혼디거념팀 운영 등을 하면서 생명 존중 문화가 꽤 정착됐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교육청 및 학교 차원에서 자살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지만 한계가 있음을 절감한다. 가정 내의 문제까지 교육청이 해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가정과 지역사회의 협력‧지원이 필요한 데, 구체적 방향과 대책은 더 고민해야 한다.

 

-최근 ACS제주국제학교의 설립을 불승인 한 바 있다. 향후 국제학교 관리 방침이 궁금하다.
▲학교의 숫자만 늘린다고 영어교육도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까. 학교의 질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본다. 기존 일부 학교도 누적 적자가 많다. 출산율 저하로 학생 수가 줄고 있다. 학생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상황에서 학교를 더 지으면 과연 학교의 질이 제대로 유지될까. 장담하기 힘들다. 영어교육도시가 정말 잘 운영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의 질이 잘 관리돼야 한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방향성을 재논의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그 논의를 한 뒤에 추가 설립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주교육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인류적으로는 ‘4차 산업 혁명’이 있다. 국가적으로는 초저출산과 양극화 문제가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주교육의 목표가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이다. 아이들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에서부터 존중받는 학교 현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생각과 상상력, 가능성이 미래의 진로와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청만의 노력으론 한계가 있다. 도민들과 함께 이루겠다. 성원과 지혜들을 충실히 모으며, 오늘보다 내일이 더 행복한 제주교육을 실현하겠다. 지난 1년, 아낌없는 사랑에 깊이 감사드린다.

<대담=홍성배 선임기자, 사진=임창덕 차장, 정리=장정은 기자>

장정은 기자  jeun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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