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섬’이라는 오명을 씻으려면
‘시끄러운 섬’이라는 오명을 씻으려면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6.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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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시끄러운 섬이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상반기에 도내 35개 지점을 대상으로 밤과 낮에 소음 실태를 조사했더니 환경소음이 환경 기준치를 40% 초과했다고 한다. 70회 조사에서 28(40%)가 기준치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일반 지역(36%)보다 도로변 지역(46%) 소음이 더 높았으며 주간(20%)보다는 야간(60%) 시간대의 소음이 더 심각했다.

이처럼 소음이 심각하다는 것은 제주도내 어디에 살든 조용한 분위기 속에 일하기도, 잠을 청하기도 어렵게 돼 버렸다는 얘기다.

실제 도민들이 느끼는 생활소음은 보통이 아니다. 낮에 집에 머무르면 과일 야채 트럭 행상의 수박 사시오, 참외 사시오떠드는 확성기 소리와 개 짖는 소리, 택배 오토바이들의 엔진음이 뒤섞여 귓전을 때린다. 밤이면 인근 가게 등에 서성이는 취객들의 떠드는 소리가 거실 안으로 밀려온다. 그렇다고 집 밖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주거 지역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자동차 경적, 각종 공사장의 굉음, 상점들의 외부 스피커가 청신경을 괴롭힌다.

이렇게 주거 지역의 소음도가 높아진 것은 지역 개발 등으로 인구와 교통량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국민들의 소음에 대한 둔감한 인식과 경각심 부족이 주요인이라고 해야겠다.

생활소음이 건강과 정서에 해롭다는 것은 상식이다. 장시간의 과도한 소음에 노출되면 수면장애와 청력장애, 불안증 등이 생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일상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건강까지 해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생활소음을 엄격히 규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근래 소음 공해를 줄이기 위해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별무 효과인 것 같다.

소음 관련 민원이 한 해 수천건이 접수될 정도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좀처럼 줄지 않는 소음 공해의 폐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보건환경연구원의 제안대로 소음 기준 초과 도로변을 대상으로 방음벽 설치 등 소음저감 대책을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관련 법규에 따라 소음 공해를 줄이기 위한 보다 강력한 조례를 만들어야 하고, 소음 유발 요인들에 대한 단속을 보다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제주도의 노력만으론 안 된다. 좋은 조례를 만들어도 도민의 인식이 받쳐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시끄러운 섬이라는 오명을 씻으려면 무엇보다 남을 배려하는 시민의식과 공동체 정신이 사회에 뿌리내려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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