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공유, 유니버설디자인
가치 공유, 유니버설디자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6.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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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심 서울 구정연구원·논설위원

우리는 기업의 상업화, 고급화를 지향하는 전략에 따라 주변 사람에 대한 인권에도 차별을 자행해 왔다.

인권차별이라니하겠지만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체장애, 신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약시 등 우리는 작은 불편함에서 큰 장애까지 다르다라기보다 저급하다로 인식해 자기 주변에 장애인 학교 설립에도 거북스러워했다.

고급화·차별화를 지향하다 보니 모두 다 편안함을 뒤로 한 채 함께라는 보편적인 가치보다 나만의 개성에 가치를 두는 삶을 지향해 왔다. 개성으로 차별화된 문화가 누군가는 소외되고 누구나 누리는 권리를 그저 바라보거나 뒤로 접어야만 했다.

급격한 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의 생활패턴과 장애를 가진 이들의 어려움에 사회가 바뀌고 도시 공간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최근 도시 사회가 고령화로 접어들고 잦은 사고를 통해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 전환되면서 모두가 함께 같이(가치) 공유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누구나 즐길 권리, 누구나 공유할 권리에서 유니버설디자인이 출발됐다. 지금은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도시의 방향이 안전한 도시, 보행 친화 도시를 지향하면서 관광에 유니버설디자인 설계가 더해지고 있다.

1990년대 미국의 로널드 메이스가 제창한 디자인 개념으로 초창기엔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을 시작해 연령과 성별, 언어가 다른 개인의 능력과 개성의 차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 건축, 환경, 서비스 등을 구현하는 디자인의 의미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23일 박연선 교수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컬러유니버설디자인협회 창립 5주년 기념 세미나가 있었다. 유니버설디자인협회 이사장 우창윤 서울시의회 의원도 참석해 전 세계가 채택하고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의 7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 가능할 것, 사용법이 다양할 것, 사용법이 단순할 것, 사용에 필요한 정보가 담겨 있을 것, 잘못된 조작이 정정 가능할 것, 사용하기 힘들지 않을 것,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 것, 그리고 컬러유니버설디자인을 강조했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레버식 문손잡이, 인도와 횡단보도 사이의 낮춘 턱, 발판을 낮춘 낮은 바닥형 버스, 보도의 높이와 버스 바닥의 높이가 일치하도록 만든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과 지상을 연결해 주는 엘리베이터 등이 대표적인 유니버설디자인이다.

영국은 1995년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디자인 관련 법안이 제정됐고 미국은 1990년부터 장애인 차별 금지법을 통해 유니버설디자인을 지향하고 있다.

일본의 시즈오카 현은 도시 전체를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리모델링했고 도쿄는 2020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유니버설디자인을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제품디자인에서 공공시설의 진입과 사용을 자유롭게 유니버설디자인으로 설계하고 색·약시(弱視)를 위한 색채까지 고려한 컬러유니버설디자인으로 설계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경우는 베리어 프리를 통해 시각장애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시설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에 의거 유니버설디자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제주도의 경우에도 공공디자인 및 유니버설디자인 공모전 등을 통해 유니버설 디자인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문화 시대에 자연 관광과 문화 관광을 지향하고 있는 제주도의 경우는 유니버설디자인이 필수조건이며 인공지능 기술을 유니버설 관광에 접목해 서비스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모든 문화를 함께 누리고 그 작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제주 관광 패턴을 보편적 가치에 두는 것은 어떨까 싶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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