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孔子)의 성추언(性醜言)
공자(孔子)의 성추언(性醜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6.1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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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호 시인·전 중등교장·칼럼니스트

공자(孔子)가 성추언(性醜言)을 했었단 말인가?”

술자리에서 벗들에게서 치받히듯이 반박을 받은 질문이다.

추언(醜言)이란 지저분하고 잡스러운 말이며, 무식하고 비천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에 취하여 잡귀()처럼(+), 걷잡을 수 없는 사람이 내뱉는 말이다.

 

공자가 누구인가? 초등학교 때 흔히 들었었다. 인류의 역사에 남는 4대 성인(공자, 석가모니, 소크라테스, 예수) 중의 한 사람이다. 중국은 땅이 크다는 것, 인구가 가장 많다는 것, 또한 공자가 있음을 크게 내세운다. 그 공자가 성추언을 했었다? 그것도 나이 일흔에?

 

공자는 노()나라 사람이다. 그가 주창한 사상 보따리는 덕()이다. ‘나누어 줌이다. 그 속에 인(), (), (), (), ()이 들어있다. ()이란 사람() () 이상이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및 실행을 의미한다.

 

공자가 춘추전국을 두루 돌고 있었다. ()나라 국경을 지나다가 뽕밭에서 뽕을 따는 두 여인을 보았다. 그냥 지나가면 될 것인데, 공자가 실없이 말을 던졌다.

동쪽 가지는 구슬처럼 예쁘고(東枝璞), 서쪽 가지는 곰보처럼 얽었구나(西枝縛).”

 

두 여인을 가지()에 빗대어 한 말이었다. 물론 농()으로 한 말이다. ()이란 구슬()을 두 손으로 저글링(joggling·) 하듯이(+廾) 하는 말장난이다. 서커스 저글링도 공을 놓칠 때가 있지 않은가.

璞玉(박옥)은 쪼거나 갈지 않은 옥 덩어리이며, ()의 중국어 발음은 푸(pú)이다. ()은 결박(結縛)에서 나온 글자이며, 사람을 밧줄로 얽어 묶은 모습을 서쪽 여인의 얼굴에 빗대었다. 중국어 발음은 푸(fù)이니, 두 글자가 듣기에 따라 섞갈릴 수 있다. 요즘 세상이면, 소위 미투(me, too)'에 딱 걸려들 것이다.

 

화가 바짝 난 서쪽 여인이 공자를 힐끗 보더니, 이렇게 대꾸한다.

입술이 바짝 마르고 이빨이 톡 튀어나온 게(乾脣露齒) 이레 동안 굶은 상인데(七日絶糧之相), 귀가 얼굴색보다 흰걸 보니(耳白於面) 천하에 글로써는 알려질 얼굴이네(天下名文之相).” 무안을 당한 공자는 서둘러 길을 떠났다.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있다. 몸이 마음을 따라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자는 나중에 변명처럼 이런 말을 한다.

마음 좇아 가봤지만 그곳에서(從心所), 육욕(libido)의 다리가() 울타리 넘어가듯(), 내 마음 속 곱자()를 넘지 못했다(慾不踰矩).’

말로만 했을 뿐, 그 이상의 짓거리는 아니 했다는 궁색한 말이다. 이 말이 세월 흐름에 전용(轉用)되어, 일흔 살을 마음만은 내키고, 좇아가 봐도(從心)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나이로 쓰인다. 과연 그런가?

 

남녀 간에 말()이 추하지 않게 되려면, 마음()에서 우러나야() 한다. 그것이 성(+)이다. 어느 한쪽에만 마음이 일어나면, 그 또한 성()이 될 수 없다. 또한, ()은 입()에서 나올 뿐, 매우 위험스럽다. 두 귀(耳耳)를 통하여, 마음이 들려야 한다. 남자가 장가를 들려면(), 여자의 두 귀()로 쏙 들게 달콤한 말을 해야 한다(+).

 

입보다 중요한 것이 귀()이다. 사람들의 귀()에 닿는 말소리를 붙잡아라(). 그것이 대자연을 지배하는 원리, 즉 섭리(攝理)이다. ()을 의()로 해야 하는 사람들(議員)막말들을 표심(票心)의 귀들이 쫑긋이 다 듣고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

마음이 울리도록

귀로 말을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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