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의혹 공식화…전남편 살인사건 새 국면
‘연쇄살인’ 의혹 공식화…전남편 살인사건 새 국면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6.16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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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동기 및 과정 규명 여전히 ‘미궁’ 불구
의붓아들 살해 의혹 더해져 사건 확대 조짐
수색 성과 없어 ‘시신 없는 살인사건’ 우려도

‘전남편 살인사건’의 피의자 고유정에 대해 ‘연쇄살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범행 동기와 과정은 물론 ‘직접 증거’인 피해자의 시신마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 자체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만큼 수사당국의 조속한 혐의 입증이 요구되고 있다.

고유정의 현재 남편 A씨(37)는 13일 제주지방검찰청에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본지 6월 14일자 단독 보도).

전남편 살인사건 발생 이전인 지난 3월 2일 청주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붓아들 역시 고유정이 살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공식화된 것이다.

현재 의붓아들 살해 사건에 대해서는 청주 상당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명 모두 고유정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전남편 살인사건’은 ‘연쇄살인’ 사건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전남편 살인사건의 범행 추정일인 지난달 25일 이후 23일 지난 현재까지 고유정의 범행 동기와 과정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수사를 잠정 마무리하고 지난 12일 살인, 사체유기, 사체손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지만, 여전히 고유정은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유정은 ‘정당방위’를 입증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10일 법원에 범행 과정에서 다친 자신의 오른손을 증거보존 신청했다.

범행 동기와 방법을 핵심 수사 대상으로 정한 검찰이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적 범행임을 입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남편 강모씨의 시신 수습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시신 없는 살인사건’이 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경찰은 인천 서구의 한 재활용업체에서 발견한 뼛조각과 펜션에서 수집한 머리카락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지만 강씨의 것이라는 답변을 받지 못했으며, 전남 완도에서 발견된 시신 추정 물체에 대한 수색도 여전히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과거 일부 시신 없는 살인사건에 대해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전례가 있지만 전남편 살인사건의 경우 고유정이 살해 자체는 시인하고 있는데다 시신 손괴 및 유기를 뒷받침할 만한 간접 증거들이 확보된 만큼 살인 혐의는 입증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전남편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당국의 과제는 고유정의 범행동기와 과정 규명, 피해자 시신 수습, 의붓아들 살해 의혹에 대한 추가 수사 등으로 압축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은 물론 고유정의 혐의 입증을 위해 해경, 타 지역 경찰 등과 협력해 피해자의 시신을 수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사건과 관련된 의혹들이 모두 해소될 수 있도록 수사력을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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