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여성안심귀갓길’ 제도 무용지물
제주경찰 ‘여성안심귀갓길’ 제도 무용지물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6.11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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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거리 내 표지판 설치 및 노면 표시 미흡
도내 3개 경찰서 모두 홈페이지에 지도 없어
이용하고 싶어도 정보 전무…도입 취지 무색
도내 여성안심귀갓길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타 지역에 설치된 여성안심귀갓길 안내 표지판 및 노면 표시 (사진=감사원 감사 보고서 갈무리)
도내 여성안심귀갓길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타 지역에 설치된 여성안심귀갓길 안내 표지판 및 노면 표시 (사진=감사원 감사 보고서 갈무리)

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제주경찰이 시행하고 있는 ‘여성안심귀갓길’ 제도가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도내 여성안심귀갓길 대부분에 안내표지판 설치나 노면 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지정 현황을 알 수 있는 방법도 전혀 없어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여성 범죄피해 예방 제도 운영실태’에 따르면 경찰청은 귀갓길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등에 대한 여성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 8월 ‘밤길 여성 안심 귀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일선 경찰서에 여성안심귀갓길을 지정·관리토록 지시했다.

여성안심귀갓길로 지정된 거리에는 방범용 CCTV와 비상벨이 설치되며, 여성들이 해당 길을 통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안내 표지판 설치 및 노면 표시와 함께 각 경찰서 홈페이지에 지정 현황(지도)을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여성안심귀갓길을 이용하기 위한 정보가 사실상 전무하다.

도내 경찰서별 여성안심귀갓길 지정 건수는 동부서 20개, 서부서 14개, 서귀포서 26개 등 모두 60개다.

이 중 안내 표지판이 설치된 여성안심귀갓길은 단 1개에 불과하고, 노면 표시 역시 1개뿐이다.

이들 모두 서귀포서 관할 내 여성안심귀갓길로, 동부서와 서부서의 경우 안내 표지판 설치와 노면 표시에 아예 손을 놓고 있다.

대구광역시로부터 예산을 받아 관할 내 20개 여성안심귀갓길에 노면 표시와 안내 표지판을 설치해 48.8%의 범죄 감소 효과를 거둔 대구지방경찰청과 대조적이다.

도내 각 경찰서는 여성안심귀갓길 지도도 홈페이지에 게재하지 않고 있다.

도내 여성들은 방범용 CCTV와 비상벨이 설치된 여성안심귀갓길을 이용하려해도 어느 거리가 지정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도입 취지 자체가 전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여성안심귀갓길에 대한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예방진단요원을 투입해 여성안심귀갓길 대상 지역을 재선정하고 있다”며 “특히 범죄예방 정밀 진단을 실시한 후 지자체에 방범시설 보강 등 환경 개선을 요청하는 한편 맞춤형 순찰 활동도 전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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