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 남편 혈흔서 수면제 '졸피뎀' 검출…계획범죄 정황 추가
고유정 전 남편 혈흔서 수면제 '졸피뎀' 검출…계획범죄 정황 추가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9.06.10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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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수면제', '졸피뎀' 검색 후 지난달 17일 약 처방받아
고유정, 졸피뎀 사용처 추궁에 답변 못 해
경찰, 고유정에 약 처방한 병원·약국 압수수색

고유정이 살해한 전 남편 강모씨(36)의 혈흔에서 수면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되면서 계획범죄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살인 피의자 고유정의 차량에서 압수한 이불에 묻어 있던 피해자의 혈액에 대한 약독물 재감정 결과 10일 오후 3시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당초 국과수는 혈액이 미량이라 약독물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정밀 재감정을 통해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혈액에 들어있음을 밝혀냈다.

경찰은 고유정이 범행 전인 지난달 17일 충청북도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고, 인근 약국에서 처방받은 약물을 산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고유정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에 ‘수면제’와 ‘졸피뎀’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하고,  고유정이 범행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고유정이 수면제를 처방받은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병원과 약국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고유정은 졸피뎀을 사용한 경위 등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는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졸피뎀은 불면증 치료용으로 쓰이는 수면유도제로, 과하게 복용하면 전날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장기간 복용 시 환각 증세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약물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졸피뎀을 사용하거나 잃어버린 경위에 대해서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고씨가 범행 후인 지난달 28일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범행에 사용하다 남은 표백제와 배수관 용해제, 테이프 3개, 드라이버 공구 세트를 환불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공개하기도 했다.

고유정은 경찰이 표백제와 배수관 용해제 등을 산 경위를 캐묻자 “집에 냄새가 나 평소에 쓰려고 샀다”고 진술했고, 환불한 이유를 묻자 “시체 옆에 있어 찝찝해 환불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유정이 진술과 달리 시신 훼손을 위해 도구를 구입하고, 남은 것들을 환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범행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쯤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표백제, 부탄가스, 비닐봉지, 욕실 청소용 솔 등을 구매했다.

고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오락가락’ 진술을 이어가고 있으며,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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