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경제다
날씨가 경제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5.26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이 아니라 한 여름날이었다. 지난 주말 24일 제주시 낮 최고기온이 33.1도까지 올랐다. 도심에서는 열섬현상으로 체감 온도가 35도 이상 될 듯 싶었다.

지구가 연옥(煉獄)처럼 변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우려가 이제는 실제 피부로 느끼면서 우리 생활과 경제를 옥죄고 있다.

때 이른 더위로 인한 노동 생산성 저하와 각종 농··수산물의 생산 감소를 가져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후유증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경고다. 혹서(酷暑)와 혹한(酷寒), 폭풍우 등 기상이변을 잘 대비하지 않으면 제주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다.

한라산 정상의 하얀 눈을 볼 수 있는 날도 그리 오래지 않을 것이라는 장탄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차라리 북극으로 이민을 가는 게 안전할 것이라는 얘기 역시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 않는다.

 

폭염은 희비 쌍곡선을 초래하고 있다. 냉방시설이 취약한 전통시장의 경기는 위축된 반면 냉방시설이 좋은 대형마트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지난 25일 토요일. 도민들이나 관광객들은 더위로 야외 봄나들이 계획을 취소했다. 상춘객들을 맞이하려 했던 상인들이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이렇게 계절을 알 수 없으니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정보를 얻어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 유럽에서는 날씨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지방정부가 기본적으로 날씨 데이터를 쌓고 산업 각 분야에 제공하고 있다.

한 예로 유통판매업에서 날씨 데이터는 물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소다. 날씨 데이터에 의존해 출하량을 줄이거나 증가시킨다. 날씨 때문에 상품이 팔리지 않아 큰 손실을 입는 것을 예방한다. 호텔업계도 오래 전부터 지방정부가 제공하는 날씨 데이터와 지역 이벤트 데이터를 결합해 시기별로 객실 요금을 조정하고 있다.

 

우리 제주특별자치도도 산업별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향후 기상 패턴에 관한 독자적인 데이터를 쌓아 제공했으면 좋겠다. 기상중계소란 말을 듣는 기상청에만 미룰 게 아니다.

날씨가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 됐다. 최근의 기상 이변처럼 대비 없이 예기치 못한 폭염이나 혹한, 폭풍우를 맞게 되면 폭삭 망한다. 관광이나 물류·유통업뿐 아니라 해운, 항공, 농수축산업, 공공 등의 모든 분야에서 날씨 예측 실패는 상당한 비용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 경제가 기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날씨 데이터가 중요하다. 하늘만 쳐다볼 게 아니다. 제주도가 독자적인 날씨 예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산업 각 부분에서 수요 예측과 고객 서비스 운영 관리를 혁신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폭염 등 기상이변을 상시적인 뉴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이다.

국가적으로도 폭염 등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를 국민의 삶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인정한 마당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상대적 피해를 보고 있는 전통시장과 자영업자들의 매출 감소에 대한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기후 변화에 따라 관광의 모멘텀도 달리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기상이변에 대처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날씨 정보만 한 게 없다.

우선 이런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온 것 같다.

그 첫 단계가 지역 차원의 날씨 정보의 예측과 관련된 데이터 축적이다.

제주도가 전문 인력을 키워야 한다. 날씨 데이터는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폭염 등 기상이변이 두렵지만, 예측을 잘만 하면 더 나은 날씨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