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가 틀어졌는데 골반을 교정해요?
어깨가 틀어졌는데 골반을 교정해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5.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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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한의사

최근에 내원한 환자분께서 가방을 메면 한쪽 어깨에서 가방끈이 흘러내리고 주변 사람들이 한쪽 어깨만 처졌다고 한다며 어깨 높이를 교정받기 원했다. 15분 남짓한 진료시간동안 어깨 높이가 다른 원인을 파악하고 교정할 수 있다면 당장 해드렸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수십 년에 걸쳐 달라진 어깨 높이를 단번에 교정하기란 쉽지가 않다.

결론적으로 이 환자의 어깨 높이를 맞추려면 세 가지를 봐야하는데 첫 번째로 양쪽 발의 모양이 다른지, 두 번째로 골반이 틀어지지는 않았는지, 마지막으로 턱관절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들은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골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간혹 여자들의 경우 청소년기에 원인불명으로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이 있는지도 살펴본다.

그렇다면 왜 이 세 가지일까. 우선 인체의 가장 아래에 있는 발에는 무수히 많은 신경이 있어 예민하게 위에서부터 전해지는 체중 부하를 견뎌내는 효율적인 위치로 자세를 조절한다. 발 문제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서있는 상태에서 양쪽 발의 아치높이가 다르거나 발끝이 향하는 곳이 다른지를 보는 것이다.

맨 아래 발이 있다면 위에는 턱관절이 있다. 턱 뒤에는 1번 목뼈가 있고 위에는 머리뼈와 맞닿아 있다. 뇌는 정면을 보기 위해 머리 위치를 조절하는데 이에 따라 주변 구조들의 위치가 바뀐다. 따라서 꼭대기에 해당하는 턱관절 주변이 어떻게 구조를 이루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하며 턱관절의 이상이 바로미터가 된다. 앞서 턱관절과 발에 대해서 다룬바 있기 때문에 이번 편에서는 골반에 대해 조금 더 짚어보기로 한다.

골반은 우리 몸 한가운데에 있다. 척추가 우리 몸의 기둥이라면 이를 받치고 있는 골반은 주춧돌에 해당하기 때문에 골반이 틀어지면 그 위로 24개의 척추뼈 역시 틀어지게 된다. 골반 틀어짐은 체형이 틀어진 사람들에게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원인이며 때문에 많은 체형교정 전문가들이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것이 골반이다.

골반은 총 3개의 뼈로, 코끼리 귀와 같이 생긴 무명골이 양쪽에 있고 그 사이에 역삼각형 모양의 천골이 끼어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간단하게 집에서도 골반이 틀어졌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 먼저 땅바닥에 앉아서 다리를 펴고 앉아보자. 양쪽의 다리길이가 다르다면 그 차이를 재고, 누워서 다시 다리길이의 차이를 잰다. 이 차이에 변화가 생겼다면(이를테면 차이가 줄었든 늘었든, 역전되었든) 골반 틀어짐에서 가장 흔한 회전성 틀어짐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두 자세 모두 다리길이가 같다면 골반도 가지런할 가능성이 높다. 반복해서 평가해보면 진단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이외에도 X-ray를 참고하거나 골반 지표 위치를 비교해보고, 성장기에 외상이나 소아마비와 같은 질병으로 인해 해부학적인 다리길이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골반 주변 근육의 상태까지 고려해서 다양한 형태의 골반 틀어짐을 체크한다.

흔히 골반이 틀어져 있다고 하면 지레 겁을 먹게 되는데 골반 정렬에 관한 가장 체계적인 저서 부정렬 증후군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80-90%에서 골반 부정렬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만큼 흔하다고 볼 수 있으며 많은 케이스에서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반드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관리차원에서 그리고 미용 목적으로 골반 교정은 의미 있는 일이며, 이미 통증이 발생한 경우에 골반 교정이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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