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70년 한 풀어 다행…사랑합니다”
“이제라도 70년 한 풀어 다행…사랑합니다”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5.26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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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희생자 및 유족, 25~26일 4·3기행 나서
서로에 대한 마음 털어 놓으면서 위로 ‘감동’
4·3기행에 참여한 수형생존인 현우룡 할아버지(왼쪽)와 아들 현동준씨가 행사 첫 날인 25일 서로에 대한 마음을 털어 놓으면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4·3기행에 참여한 수형생존인 현우룡 할아버지(왼쪽)와 아들 현동준씨가 행사 첫 날인 25일 서로에 대한 마음을 털어 놓으면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제주4·3평화재단

제주4·3 생존희생자와 유족들이 진심어린 위로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25~26일 이틀 간 제주도 일대에서 ‘4·3생존희생자와 가족이 함께하는 4·3기행’을 진행했다.

이번 4·3기행에는 지난 4월 3일 열린 제71주년 4·3희생자추념식 당시 도민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던 김연옥 할머니와 올해 1월 사법부의 공소기각 판결로 사실상 무죄를 선고 받은 수형생존인 등 100여명이 참여해 서로를 위로했다.

행사 첫 날 진행된 간담회에서 생존희생자와 가족들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털어 놓으면서 감동을 선사했다.

수형생존인 현우룡 할아버지의 아들 현동준씨는 “70년 넘게 품어 오셨던 한을 이제라도 해소하셔서 정말 후련하다”며 “이제야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드린다”고 말했다.

수형생존인 양근방 할아버지는 아내 고복선씨에게 “4·3 당시 총상을 입고 형무소에 끌려가 옥살이를 했음에도 항상 곁에 지켜줘서 고맙다”며 마음을 전했고, 고씨는 “앞으로 더 살다가 저세상 가서도 사랑하자”고 답해 주위를 뭉클하게 했다.

한편 이번 4·3기행에는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와 제주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대학생4·3서포터즈 ‘동백길’ 등이 동행해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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