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노후 선박은 ‘바다 위 폭탄’이다
20년 넘은 노후 선박은 ‘바다 위 폭탄’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5.22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연안에서 운항 중인 유·도선 3척 중 1척이 선령(船齡)20년이 넘은 초고령 노후 선박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이들 노후 선박이 해운법 상 선령 제한인 25년이 안 돼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

선령이 절대적인 안전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령이 많은 노후 선박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것이 과거 발생했던 해운 사고의 교훈이다. 선박이 노후하면 선체나 기관의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운 전문가들은 보통 선령이 15년 이상이면 노후 선박으로 보는데, 20년 이상이면 초고령으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바다 위 폭탄이다.

그런 노후 선박이 도내 전체 유·도선 33(유선 24, 도선 9) 가운데 10척이나 된다니 이건 그냥 흘려들을 일이 아니다. 정말 도민이나 관광객들이 이런 낡은 배에 안심하고 타도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선령 15년이 넘는 2000t 이상 여객선은 운항을 규제한다. 하지만 우리는 2009년 해운법 시행규칙을 완화해서 선령 제한을 25년에서 30년으로 늘려 놓았다가 세월호 사건이 터지자 다시 25년으로 낮췄다. 지금 노후 선박이 많은 것은 그런 때문이다. 선주들은 대부분 선령 15년 이상 된 선박을 들여와 개조해 10년 이상 더 쓰고 있는 실정이다. 세월호도 1994년 건조된 후 20129월까지 일본에서 18년 동안 운항했던 배였다.

관광객 등이 이용하는 유·도선의 경우 승객 안전을 위해 다른 선종보다 보다 꼼꼼한 선령 관리가 필요하다. 또 노후 선박의 경우 안전 장비와 항해 장비 등 유지 보수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영세한 선주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어, 언제 어디에서 사고가 터질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제주시 한림항과 비양도를 오가는 도항선이 운항 중 고장이 나 승객 98명이 바다 가운데서 오돌돌 떠는 사고가 일어났다.

최근 5년간 해양사고 통계에 따르면 봄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해양사고 발생 건수는 적으나, 선박 충돌로 인한 인명 피해 비율이 높고 기관 손상으로 인한 선박사고가 자주 발생(최근 5년간 2453건 중 807, 33%)하는 계절이다. 봄철에는 일교차에 따른 안개 발생 빈도도 높아 충돌사고의 위험성도 크다.

당국은 당장 15년 이상 된 모든 노후 유·도선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퇴출이 얼마 남지 않은 20년 이상 초고령 노후 유·도선에 대해서는 상시 점검을 강화하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