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여행 후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5.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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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화 제주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최근 국내 모 프로축구 구단은 SNS 환경 변화에 맞춰 소셜미디어 전담직원을 두고 관람 후기를 포함한 콘텐츠의 질적 향상에 역량을 쏟아부으며 관객 유치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별관광객이 급증하는 관광업계 역시 소셜미디어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특히 실제 경험을 통해 작성되는 여행 후기는 목적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요인이 되고 있다. 요즈음 한국과 중국 젊은 층의 일본 여행이 급증하는데 여기에는 SNS 상 여행 후기가 견문록을 전파하며 여행재 소비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주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제주 방문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제주 관광 만족도는 90% 이상 수준을 상회하지만, SNS 상 후기를 살펴보면 부정적인 내용이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불만족한 소비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후기를 작성하는 경향성이 있지만 이는 제주 관광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표적인 사안이 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당수 후기가 제주 관광의 고비용을 지적하며 제주 여행을 갈 바에는 차라리 일본이나 동남아를 가라고 부추기는 내용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관광객이 제주 물가가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은 실제와 달리 심리적 영향이 크게 좌우한다는 분석을 내리고 있어 여행비용에 대한 보다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제주지역 여행비용 지출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해외 지출은 상대적으로 관대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고스란히 여행 후기에 반영되고 있다.

국내 관광객의 제주 여행 후기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학생들과 함께 내용 분석을 실행한 적이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와 페이스북 등을 대상으로 했는데 긍정적인 내용으로는 저렴한 비용, 제주 방언과 문화, 유네스코 3관왕, 도민의 친절과 인심, 일출과 일몰 뷰, 저렴한 항공비, 다양한 맛집, 그리고 전기차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반면 부정적인 내용은 기념품의 다양성 부족, 불법 체류와 난민 이미지, 기대 이하 맛집, 시내권 교통 혼잡, 기사 불친절 등이다.

다음으로 다분히 내수 시장과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시장을 대상으로 내국인의 일본 여행 후기를 살펴봤는데 긍정적 요인은 편의점 메뉴, 이쁜 야경, 와규의 맛과 정갈한 음식, 한적한 풍경, 친절, 매너와 에티켓, 조용한 대화, 온천여행, 편리한 패스권, 그리고 깨끗한 거리와 화장실 등이 언급됐다. 반면 부정적 요인은 패스권 이용 제한과 실효성, 현금거래만 가능하고 카드 결제가 안 되는 상점, 청소년 출입이 곤란한 업소, 복잡한 관광지, 음식 원산지 표시 미비, 아침 지옥철, 복잡한 환승, 그리고 비싼 교통비 등이다.

이어 거대한 잠재 시장인 중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제주 방문 후기를 살펴봤다. 마펑워와 씨트립이 분석 대상이었고 내용은 아름다운 풍경, 이쁜 바다, 해산물, 중국어 서비스, 바오젠거리, 등산, 신선한 공기, 깨끗한 전통시장, 가성비 좋은 여행, 면세점 등에 좋은 평가를 했고 관광 콘텐츠 부족, 비싼 해산물, 대중교통, 표정 없는 종사원 서비스, 중국어 통역, 렌터카 이용 불가 등은 부정적인 사안으로 제시됐다.

물론 이러한 내용은 개별관광객 개개인이 작성한 내용을 제시한 것이라 일반화시키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중복된 내용이 있는 후기를 중심으로 제시한 것이라 참고할 가치가 있다.

개별 관광사업체도 이용 후기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제주 관광의 견실한 질적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좋은 여행 후기 내용을 늘리고 부정적 내용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양질의 관광콘텐츠와 친절한 서비스를 지속해서 제공하면서 SNS 마케팅을 병행한다면 자연스레 좋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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