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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선어회(鮮魚膾)
광어 선어회(鮮魚膾)
  • 제주일보
  • 승인 2019.05.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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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택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 정책자문위원

친구들과 오랜만에 횟집에 가면 의례적인 통과 절차를 거친다. 먼저 수족관에 있는 물고기 이름과 자연산인지 양식산인지 논쟁이 벌어진다. 이내 자리에 앉아 주문한 생선회가 나오면 2차 식감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필자가 이처럼 생선회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당시 수족관에 유영하는 활어를 봤지만, 친구들끼리 먹었던 회는 이미 하루 전에 주문해 숙성시킨 선어회였기 때문이다. 선어회의 맛은 저온 유통 과정 또는 숙성 기간을 거치면서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의 함유량이 높아지고 그 맛에 대한 기억이 오래 남는다고 한다.

필자도 선어회를 좋아하는 편인데 가끔 업무상 일본 또는 국내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지역에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할 때면 반드시 숙성시킨 선어회를 먹곤했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 ‘2018년 어류 소비 형태 설문(회소비를 중심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전년 대비 도·소매시장 내 횟집 구입 비율은 39.7%에서 32.6%로 줄었으나 방문 포장 및 배달을 통한 포장 비율은 17.1%에서 28.0%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좋아하는 활어회는 광어, 선어회는 연어가 높게 나타났다. 연어의 경우 여성이 52.4%, 연령별로는 20대가 45.5%로 나타나 주로 젊은 층에서 여성이 많은 소비를 했다.

이러한 소비성향을 파악한 듯 국내 수산 관련 모 대기업이 노르웨이산 생연어를 48시간 만에 수입해 100% 냉장 상태로 판매한다는 기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노르웨이 연어가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 소비 시장 깊숙이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콜드 체인 시스템과 선어회의 조합이 주요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최근 회식문화가 줄고 집에서 소가족 또는 혼술, 혼밥 문화가 확산하면서 연어 선어회 소비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솔직히 이러한 기사를 보면서 대상이 연어가 아니고 제주 광어가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지난 3월 본 지면을 통해 제주 광어의 가격 폭락과 대응 방안 마련 필요성을 피력한 적이 있지만, 아직도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인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자신들의 SNS를 통해 광어 선어회(싱싱회) 홍보를 하고 있다. 제주 광어 신뢰를 높이고 소비를 촉진하고자 하는 산업계와 행정의 노력이라고 보이지만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해양수산부도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싱싱회라는 브랜드로 선어회 보급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양식어류 소비촉진 등 수요 기반을 확대하는 핵심 정책사업이었지만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아마도 당시 택배와 신선 유통 시스템 등 유통 환경이 빈약하고 대상 어종이 명확하지 못했던 탓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택배 등으로 정확히 배달되는 물류 혁신은 대한민국의 회소비 문화도 바꿔놓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2015년부터 전남 완도군은 싱싱회 전국 택배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06년 거제수협은 싱싱회와 대표 해산물을 판매하는 ’s(Auh-S) 상표를 만들고 전문 매장 확대를 추진한 적이 있다. 성공 여부를 떠나 거제수협은 2017년부터 싱싱회 사업을 다시 추진하면서 소비자 시장에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한다. 필자는 혹시나 해서 인터넷 또는 모바일을 통한 대형 쇼핑몰에서 선어회를 검색했더니 육지부에서 광어를 비롯해 다양한 어류의 선어회 상품이 좋은 가격에 판매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물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수급조절도 고려할 수 있는 제주 광어 선어회 유통에 대한 다양한 시장 검토를 제안하고 싶다. 육지부에 비해 늦었지만 제주 광어도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숙성시킨 선어회 생산 인프라와 콜드 체인 시스템 유통이 핵심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육지부는 물론 도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제주 광어 선어회가 됐으면 한다.

오늘 저녁 가족과 함께 숙성시킨 광어 선어회 맛을 음미해 볼 것을 추천한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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