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 ‘인기도’ 차이가 시사하는 점
행복주택 ‘인기도’ 차이가 시사하는 점
  • 정흥남 논설실장
  • 승인 2019.05.21 17: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주택. 언제부터인가 이 단어는 사회초년생들의 주거문제를 푸는 해결책의 상징어가 됐다. 그만큼 사회초년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품은 주거수단이 됐다. 제주에서도 지금 적지 않은 세대가 이 행복주택에 입주해 있으며, 많은 젊은이가 새로운 행복주택을 기다리고 있다. 시중시세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입주가 가능하기에 일반 서민들의 관심도 크다. 그런데 행복주택도 지역에 따라 인기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해 10월 제주시 아라동 행복주택에 대한 입주를 완료한데 이어 올 3월 제주시 삼도1동과 조천읍 함덕리 행복주택에 대한 입주를 마쳤다. 행복주택 규모는 아라동은 32세대, 삼도1동은 26세대, 함덕은 48세대다. 행복주택에는 대학생과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주거급여 수급자 등 계층별로 입주가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아라동 행복주택은 지금까지 입주 계약 포기나 공실이 사실상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데 반해 삼도1동과 함덕 행복주택은 최근 입주 미계약에 따른 공실이 발생했다. 이처럼 행복주택별로 입주 신청과 미계약, 공실 발생 등이 대조를 보이는 등 인기도 차이를 보이는 것은 ‘입지’ 문제다.

한편으로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지만, 행복주택은 말 그대로 사회초년생들이 접근하기 편한 곳에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직장과 대학 생활 등에 따른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지 등 접근성이 양호한 곳에 조성됐다면 공실이 발생할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이번에 공실이 발생한 세대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한 결과 모두 2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이번 행복주택 공실 발생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제주 청년들이 사회에서 맞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주거난이다. 안정적인 주거공간이 없는데 직장이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청년층의 주거문제가 해소되면 자연스럽게 제주의 젊은 인재들이 지역기업체에 취업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자녀를 출산·양육하게 되고 이는 곧 인구증가로 직결된다. 중장기적으로 제주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유인책을 써서라도 청년층을 제주로 불러들여야 하는 이유다. 청년층이 없는 도시는 생산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행복주택 조성의 당위성이다. 그렇다면 행복주택에 대한 선호도 차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해결책은 ‘접근성’이다. 정책당국이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적극적인 대응을 기대한다.

정흥남 논설실장  jhn@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