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갈라서는 1500쌍…‘이혼 악순환’ 심각
매년 갈라서는 1500쌍…‘이혼 악순환’ 심각
  • 고경호 기자
  • 승인 2019.05.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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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 간 제주 조이혼율 전국 ‘1위’
한부모가족·조손가정 양산 등 복지 영향
가사 사건 증대로 사법당국 업무 부담도

이혼으로 인한 가정 해체가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제주지역 이혼 건수는 ▲2016년 1552건 ▲2017년 1530건 ▲2018년 1607건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은 ▲2016년 2.5건 ▲2017·2018년 2.4건으로 3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주지역 연평균 혼인 건수는 3678.3건으로 조혼인율 역시 3년째 전국 2위를 기록했다.

매년 3600쌍 이상이 백년가약을 맺는 반면 1500쌍 이상은 이별을 택하면서 혼인율과 이혼율이 모두 높은 역설적인 상황이 수년 째 지속되고 있다.

높은 이혼율은 한부모가족 및 위탁아동 양산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4월 말 기준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위탁아동은 총 219명이다.

이 중 부모의 이혼으로 위탁된 아동은 전체의 28.7%인 63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관계자는 “이혼 외에도 부모가 별거하거나 가출해 위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가족 중에는 생계 등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맡기는 사례도 있다”며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탁아동들이 원가정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부모, 즉 부부 간의 사이가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이혼율은 사법당국의 업무 부담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협의이혼 사건은 2017년 1838건에서 지난해 1968건으로, 재판상 이혼 건수는 433건에서 444건으로 증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제주지방법원은 지난 3월 4일 이혼 등 가사 사건을 전담하기 위한 별도의 ‘가사과’를 신설했다.

부부 갈등에 따른 이혼이 한부모가족 및 위탁아동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자녀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사법당국의 업무 과잉으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내 한 사회복지법인 관계자는 “이혼은 단순히 부부 간의 개인적인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동복지, 조손가정, 한부모가족 등 사회복지 측면으로도 영향을 미친다”며 “상담 서비스 강화 등 부부 갈 갈등이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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