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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드러낸 ‘용연’…절경 잃어간다
바닥 드러낸 ‘용연’…절경 잃어간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05.19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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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2008년 명승지로 지정
주민들 수심 저하 뚜렷 한목소리
"탑동 방파제 영향 조류변화 우려"
준설·원형보존 등 관리 대책 시급
배가 드나들던 2000년대 초반 용연의 모습(사진 위). 19일 제주시 용담1동 용연이 주변 환경 개발 등으로 인해 수심이 낮아져 밑바닥까지 드러나 있다. 임창덕 기자

“개발 때문에 모래·자갈이 떠내려 와 이젠 용연 밑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에요. 수심이 깊기로 유명한 용연의 옛 정취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제주를 대표하는 절경인 ‘영주 12경’의 하나로 꼽히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지 ‘용연(龍淵)’이 시나브로 정취를 잃어가고 있다.

주변 환경 개발 등으로 수심 저하가 뚜렷해지는 등 갈수록 옛 모습이 사라지면서 지역주민들이 원형 보존 대책 등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16일 찾아간 제주시 용담1동의 용연은 일부 지점을 제외하곤 밑바닥이 쉽게 눈에 띄었다.

현장에는 작은 낚시배가 정박돼 있었는데 수심이 얕아 배 밑바닥이 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용연은 한천(漢川)의 하류지역으로 서한두기 앞바다와 연결된 곳이다.

용연의 명물 중 하나인 구름다리를 찾은 몇몇 관광객들은 “물이 별로 깊지는 않네”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용연에서 만난 지역주민 지봉수씨(50)는 배가 드나들던 2000년대 초반 용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며 “가뭄에도 마를 줄 모른다는 용연은 이제 옛말이 되버렸다”고 푸념했다.

지역주민들은 물이 빠지는 간조 때를 감안해도 예전보다 수심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씨는 “구름다리 밑 수심은 적어도 10m는 됐는데 이젠 물이 빠지면 바닥까지 드러날 정도”라며 “상류에서 모래, 자갈 등이 떠내려온 것도 모자라 최근엔 탑동 월파방지 설치 영향으로 조류가 바뀌었는지 서한두기 쪽으로 오는 파도가 무척 매서워졌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씨도 “물이 점점 얕아지니까 용연을 찾는 관광객들도 구름다리 외에는 별로 볼게 없다고 한다”며 “문화재로 지정을 했으면 무엇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를 높이는 게 급선무이지만 너무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서한두기 앞바다 수심 역시 몇년 전만하더라도 2m는 됐는데 부쩍 수심이 낮아졌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문화재청은 2008년 용연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지로 지정했다.

당시 문화재청은 “깊은 수심의 S자 모양 염하구 등이 한라산을 배경으로 짙푸른 제주도의 바다와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라며 명승지 지정 이유를 밝혔다.

제주시는 하천에서 주민들의 민원이 있으면 모래, 자갈 등을 퍼내는 준설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용연에서의 준설작업은 2017년 6월부터 7월까지 이뤄진 게 마지막이다.

제주시는 현재까지 추가적인 용연 준설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제주도는 770m 길이로 조성되고 있는 탑동 월파방지 방파제 조성으로 인해 조류 흐름에 변화가 있는지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방파제 조성 전에 바다 속에 새로운 구조물 들어갔을 때 조류 변화 등을 예측했지만 당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지역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만큼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가 확인되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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