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특유의 청정한 산빛도 사라질까
한라산 특유의 청정한 산빛도 사라질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05.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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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상징목이다.

일본 분재업계에서는 한국산 소나무가 최고의 명품 소재로 대접받는다고 한다. 일본에는 숲이 우거져 키 작은 소재를 찾기 어려운 데다, 재선충병으로 일본 소나무들이 쑥대밭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가로수와 아파트 단지 조경용으로 소나무 인기가 높다. 이로 인해 전국의 산에서 모양 좋고 건강한 소나무들이 앞다퉈 굴채돼 대도시로 반입되고 있다. 관상용 명품 소재를 몰래 산채(山採)하다 단속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우리 소나무가 가혹한 운명에 시달리고 있다.

산림청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120개 시··구에서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고사목 49만본을 전량 방제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산림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소나무재선충병의 매개충인 북방수염하늘소와 솔수염하늘소의 우화 시기를 고려해 지난해 10월부터 내륙지역은 3월 말, 제주지역은 4월 말까지 피해 고사목을 방제했다. 방제 기간 피해 고사목 49만본뿐만 아니라 감염 우려목, 매개충 서식처가 될 수 있는 일반 고사목 등 총 203만본을 제거했다. 이 기간 제주에서는 133910그루가 제거됐다.

이런 범정부적인 총력 대응으로 재선충병 피해는 점차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피해 선단지를 중심으로 압축방제에 나선 일과 전문가로 구성된 방제 컨설팅팀을 운영해 방제 현장 지원을 강화한 것은 잘했다.

신규 발생지와 주요 선단지의 소나무류를 모두 제거하는 모두 베기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주변의 건강한 소나무에도 예방나무 주사를 놓는 선제적 예방조치도 효험이 컸다.

하지만 그 결과 제주지역에서 재선충병으로 지난 5년간 134만여 그루의 소나무가 제거돼 사라졌다.

한라산 특유의 푸르고 청정한 산빛은 어느 곳에서나 싱싱한 생명력을 내뿜어왔던 소나무에서 비롯됐다. 우리 국민의 67.7%는 소나무를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꼽는다. 2위인 은행나무(5.6%)와 압도적인 차이다. 이런 소나무를 지켜내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 우선 재선충병이 말끔히 사라질 때까지 방제에 소홀해선 안 될 것이다. 불법적인 산채·굴채는 보다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 병충해에 약한 소나무는 아스팔트로 뒤덮이고 공해가 심한 도심은 치명적이다. 전국의 소나무 숲은 50년 전에 비해 이미 절반 넘게 사라졌다. 2050년이면 강원도 산간에만 살아남으리란 암울한 경고도 나왔다.

하루빨리 유전공학을 접목한 새로운 육종 기술 개발 등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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